인공지능과 전기차, 우주, 로봇 등 인류 발전과 함께 할 신기술 분야를 손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코너 '테크Talk'를 시작한다. 새해 2024년 1탄으로 오픈 AI와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IT전문 스토리텔러인 나혜원 작가의 기고를 받아 게재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11월, 오픈AI CEO 샘 울트만이 해임됐다. 챗GPT의 아버지 샘 울트만의 해임은 인공 지능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하지만 해임 5일 후 샘 울트만은 오픈AI로 복귀했고, 반대편에 섰던 이사회 임원들은 해임됐다. 5일 간의 쿠테타, 그들은 무엇을 위해 행동에 돌입한 것일까? 이제 오픈AI는 클로즈드AI가 되는 것일까? 오픈AI의 시작부터 균열까지, 그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1. 오픈AI의 시작 - 구글 대항마로 시작된 오픈 AI

2. 비영리에서 영리 사업자로

3. 오픈 AI 이사회 VS 샘 올트만 - 갈등의 시작 

4. 5일 천하로 끝난 이사회의 반란

5. 인공지능 춘추전국시대, 앞으로의 AI 시장은

 

2013년 미국 소도시의 한 주택가. 시끌벅적한 만찬이 끝나갈 무렵, 뒷마당 화롯가 주변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늘상 보아오던 실리콘벨리 천재들의 재미있는 토론이려니 생각하며, 반쯤은 농담으로 흘려 듣던 사람들의 귀에 조금은 거칠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인간우월주의자를 봤나. 인간이 AI에게 지배당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것 또한 진화의 한 과정 아니겠나. 인간만이 세상을 지배하는 최고 포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게나.“ 절친으로 소문난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사이에 거대한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오픈AI 관련 이미지. 출처=언스플래시
오픈AI 관련 이미지. 출처=언스플래시

 

인공지능에도 일론 머스크가?

2014년 1월, 구글은 딥마인드 테크놀로지(이하 딥마인드)를 4억 달러(추정 금액,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음)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2010년 영국의 데미스 허사비스가 셰인 레그, 무스타파 술래이만과 공동 창업한 회사였다. 머신 러닝과 컴퓨터 신경망 구조를 활용하여 인간처럼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었다.

뚜렷한 실적 하나 없는 직원 50명의 작은 회사를 5000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왜 사려는 걸까? 사람들은 구글의 결정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 소식을 접한 일론 머스크는 곧장 데미스 허사비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머스크의 끈질긴 설득에도 허사비스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는 이대로 있다가는 5년 안에 정말 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딥마인드와 구글이 합쳐진다면 그들이 앞으로 나갈 방향은 분명해 보였다.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을 능가하는 새로운 인공지능의 탄생.’ 그는 빠르게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관련 이미지 사진. 출처=구글
구글 플레이스토어 관련 이미지 사진. 출처=구글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의 공동 전선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를 보며, 미래의 인류를 걱정한 것은 머스크 뿐이 아니었다. 루프트(자기 위치를 공유할 수 있는 소셜 서비스 회사)의 창업자이자 Y컴비네이션의 CEO였던 샘 올트만 역시 인공 지능 기술을 몇 개의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을 막고 싶었다. 13년 후 내 뇌를 복제한 하드웨어가 없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기술을 독점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안전한 인공지능 기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샘 올트만을 비롯해 일론 머스크, 리드 호프만(링크드의 창업자) 등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구글에 대항할 새로운 AI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다.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는 서로 견제하면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수의 시스템이 존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 정보가 공유되어야 해.”

공개된 인공지능 소스 코드를 기반으로 여러 곳에서 AI를 개발함으로써 인류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 안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누구에게도 독점되지 않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로 만들어지는 연구소는 비영리 단체여야 하고, 그러려면 투자금이 아닌 기부금이 필요했다.

공동 의장을 맡은 샘 올트만과 일론 머스크는 최대한 많은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발벗고 뛰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는 우선 1억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서명을 한 후, 페이팔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리드 호프먼과 피터 안드레아스 틸에게서도 기부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샘 올트만 역시 Y컴비네이터의 창업자 제시카 리빙스턴과 YC리서치로부터 기부 서명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 외에도 아마존, 인포시스 등 여러 기업이 참여했으며, 이렇게 약속 받은 기부금액은 모두 10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5년 12월 마침내 오픈AI가 문을 열었다.

▷나혜원 작가 - 컴퓨터 잡지를 시작으로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활동했다. '국제 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요', '착한 소비가 뭐예요', '모바일 비즈니스 성공 리포트' 등 다수의 책을 집필한 어린이 논픽션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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