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전기차, 우주, 로봇 등 인류 발전과 함께 할 신기술 분야를 손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코너 '테크Talk'를 시작한다. 새해 2024년 1탄으로 '오픈 AI와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IT전문 스토리텔러인 나혜원 작가의 기고를 받아 게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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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미션이 우선입니다. 

이런 계약서를 받는다면 당신은 투자자로서 이곳에 투자를 하겠는가? 이 투자 계약서는 오픈AI가 ‘영리와 비영리의 하이브리드’라 표현한 자회사 ‘오픈AI LP’를 공표하며 세상에 내놓은 내용이다. 누군가에게 귀속되지 않는 인공지능을 꿈꾸며,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던 오픈AI. 그들은 왜 설립 4년만에 영리 조직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3년 3월 열렸던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테슬라 유튜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3년 3월 열렸던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테슬라 유튜브

 

머스크의 퇴장 

사실 사람들은 구글의 기술력을 단숨에 따라잡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픈AI는 생각만큼 혁신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사회는 구글을 이기려면 더 많은 인력과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론 머스크는 한술 더 떠 이럴 바에는 자신이 직접 오픈 AI를 인수해 새롭게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이사들을 설득했다. 테슬라 또한 오토파일럿 구현 때문에 인공 지능 기술이 필요했고, 잘만 되면 나중에 테슬라와 오픈 AI를 합병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사회의 생각은 달랐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머스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2018년 오픈AI 이사회를 탈퇴해 버린 것이다. 설립 당시 머스크가 약속했던 기부금은 이사회 탈퇴 후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약 5000만 달러 수준의 금액이 오픈AI에 기부 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금액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이사회를 이끌었던 샘 알트만과 그랙먼은 오픈AI의 미션을 정비하고, 차라리 새로운 형태의 투자를 받기로 결심했다. 

 

미션이 우선하는 영리 상한선(capped-profit) 회사 등장 

오픈AI는 처음 설립할 당시의 미션을 지키면서 막대한 연구비를 감당해낼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들이 찾아낸 해법은 영리와 비영리를 적절히 섞은 하이브리드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2019년 3월 오픈AI는 비영리 연구 재단인 오픈 AI와 영리 조직인 오픈 AI LP로 기업의 구조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영리 조직을 만들지만, 오픈AI의 설립 목적과 사명을 지키기 위해 엄격한 투자 조건을 내세웠다. 우리가 맨 처음 들었던 바로 그것들이다. 

첫째. 투자자는 선별적으로 받되, 100배의 투자 수익까지만 보장한다. 이후 발생하는 투자 이익은 오픈AI로 전달된다.  

둘째. 손해를 보더라도 오픈AI 사명이 먼저이며, 사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픈AI 사명(MISSION)

안전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일반지능)를 구축하고, 그 혜택을 전세계와 공유함으로써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투자자에게 오픈AI LP의 지분을 줄 수 있지만, 지분이 없는 이사회 구성원만이 영리적 결정권을 내릴 수 있다. 

 

지난 2023년 11월 열렸던 오픈AI의 데브데이에서 함께 연단에 선 MS의 사티아 나델리 CEO(오른쪽)와 샘 알트먼. 출처=오픈AI
지난 2023년 11월 열렸던 오픈AI의 데브데이에서 함께 연단에 선 MS의 사티아 나델리 CEO(오른쪽)와 샘 알트먼. 출처=오픈AI

 

이후 코슬라 벤처스를 비롯해 다양한 회사들이 오픈AI LP의 펀딩 라운드에 참여하게 되는데, 그 안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10억 달러를 시작으로 2021년 20억 달러, 2023년 100억 달러 등 세 차례 투자를 이어갔다. 의결권 없는 지분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어쨌거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3.0의 소스 코드를 독점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독점이나 사유화를 지양했던 오픈AI의 이런 행보는 샘 알트만 사임의 불씨가 된다. 

▷나혜원 작가 - 컴퓨터 잡지를 시작으로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활동했다. '국제 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요', '착한 소비가 뭐예요', '모바일 비즈니스 성공 리포트' 등 다수의 책을 집필한 어린이 논픽션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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