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에서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된 것이 사일로(Silo)다. 이는 단순히 인프라 영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에서도 발생한다. 개발자와 운영자는 한 그룹 내에 속해 있어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자 자기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할 뿐이며, 이로 인해 원활한 협업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와 운영자의 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경우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할 양쪽의 업무가 충돌하기도 한다. 만약 개발 결과물이 서비스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면 문제가 없지만, 오류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운영자는 개발자를 탓한다. 반대로 서비스가 원활히 제공되지 못하면 개발자는 운영자의 탓으로 책임을 전가한다. C레벨에서 협업을 강조하더라도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데브옵스의 목적은 이처럼 개발자와 운영자의 협업 부재로 인한 비효율성을 막고 빠르게 서비스가 배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 개발자는 운영 업무에 대해 잘 모르고, 운영자 역시 개발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보니 툴을 활용해 서로 간의 간극을 메꿔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화다. 그동안 개발자는 개발만 담당하며, 운영자는 테스트부터 배포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자동화를 통해 개발자들이 직접 테스트를 진행하고 배포까지 담당하며, 운영자는 테스트나 배포 과정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와 플랫폼만 받쳐주면 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개발자가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아진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 운영자들이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본질적으로는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를 잘 관리하고 운영하는데 있다. 실제로 운영자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해당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느냐 아니냐의 여부만 확인하는 것일 뿐, 개발자의 의도대로 서비스가 동작하는지의 여부까지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국내 시장 확대 노리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비록 국내에서 클라우드의 확산 속도가 더디지만,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클라우드 시장 성장세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속속들이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있다.

지난 2월 구글 클라우드는 한국 고객의 긴밀한 지원을 위해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Google Cloud Platform) 서울 리전을 개설했다. 한국 고객을 더욱 가까운 곳에서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GCP 서울 리전은 한국 최초의 GCP 리전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8번째 리전이다.

GCP 서울 리전 개설 계획은 2019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Google Cloud Next)’에서 처음 발표됐으며, 2월 19일 가동을 시작으로 전 세계 16개국 내 21개 리전과 64개 영역(zone)으로 구성된 구글 클라우드의 글로벌 인프라 범위에 포함된다.

개설 단계부터 3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GCP 서울 리전은 구글 클라우드 고객과 파트너가 고가용성 워크로드를 실행하고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GCP 서울 리전 개설로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 및 글로벌 기업은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 접속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컴퓨트 엔진(Compute Engine) ▲구글 쿠버네티스 엔진(Google Kubernetes Engine) ▲클라우드 빅테이블(Cloud Bigtable) ▲클라우드 스패너(Cloud Spanner) ▲빅쿼리(BigQuery) 등 다양한 구글 클라우드 표준 서비스 제품군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고객에게는 구글 클라우드의 지역별 파트너 생태계 시스템과 복수의 전용 인터커넥트(Dedicated Interconnect) 로케이션을 지원해 새롭게 구축하는 서비스와 기존 서비스를 원활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5월에는 오라클이 국내 두 번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인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춘천 리전’을 개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서울 리전을 개소하며 1년 이내 추가 리전을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오라클은 춘천 리전 개소를 통해 한국에서 복수의 클라우드 리전을 운영하며 국내 기업 고객의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충족하게 됐다. 특히, 복수의 리전 운영을 통해 비즈니스 연속성과 재해복구(DR)를 위한 서비스 역량이 한층 강화돼 국내 기업들이 오라클 2세대 클라우드가 가진 성능과 가격, 보안과 관련한 폭넓은 이점을 더욱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클라우드 업계 후발주자인 오라클은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말 오라클의 글로벌 리전은 4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 13개까지 늘어났으며, 2020년 5월 말까지 23개의 리전이 설립된다. 뿐만 아니라 연말까지 총 36개의 글로벌 리전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오라클 클라우드를 채택해 활용하는 국내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금융그룹, HMM(구 현대상선), 제이더블유중외제약, 에이치닥, 미디컴, 인젠트 등이 서울 리전 개소 후 오라클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업종 대표 기업들의 채택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AWS, MS 애저도 멀티 클라우드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자사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충해 영향력 확대 도모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글로벌 사업자 대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네이버는 세종시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걸립하기 위한 토지 매매 계약을 완료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 이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고효율 데이터센터로 계획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한 첨단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NHN도 경남 김해에 제2 데이터센터 ‘TCC2(TOAST Cloud Center2)’ 건립을 추진한다. 김해 부원지구에 들어서는 ‘TCC2’는 10만 대 이상의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하이퍼스케일급 도심형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TCC1’보다 4배 이상의 큰 규모다.

NHN은 자체 보유한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TOAST)’의 사업 확대와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본격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클라우드 수요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TCC1의 데이터 수용 능력을 넘어선 새로운 ‘데이터 허브’가 필요했다.

TCC2는 경남지역의 제조업, 의료, 금융, 공공 등 지역 산업 대상의 클라우드 공급 확대와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한 산업 간의 연계를 통해 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이끌어 갈 계획이다. 또한 NHN R&D센터는 약 5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하며 경남지역 산업과 ICT 산업의 융·복합 기반을 조성하게 되는데, 지역 IT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도권 지역에 편중된 IT 기술력 전파와 지역 기술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NHN 측은 김해 부원지구의 TCC2를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경남지역이 IT 관련 신성장 산업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선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투자와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클라우드, 국가 성장동력될까?
지난 6월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해 ‘디지털 뉴딜’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이의 기반으로 클라우드 활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데이터·인공지능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의 수집·축적·활용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설계되는 등 인공지능 시대의 데이터 활용과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활성화에 있어 클라우드는 핵심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클라우드컴퓨팅발전법’을 제정하며 클라우드 활용을 독려해왔지만, 쉬이 목표 달성이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국가 클라우드 대전환’과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강화’를 핵심 목표로 정하고 다시 한 번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발전전략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공공부문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해 행정업무와 대민서비스 혁신은 물론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한다. 신규로 도입하거나 내용 연수가 만료된 시스템부터 단계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하되, 민간의 최신 클라우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기관별 컨설팅과 선도사업 등을 병행 추진한다. 아울러 국가가 시행하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 활용을 통한 기업지원 사업에도 클라우드 기업이 참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의 클라우드를 공공부문에 효율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조달체계 혁신도 이뤄진다.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이외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신기술과 클라우드가 융합된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디지털서비스 개념을 도입하고, 이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고-입찰-계약 방식이 아닌,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신속하게 검색-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마련한다.

끝으로 공공과 민간의 클라우드 전환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서비스 수를 확대하는 ‘클라우드 플래그십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과 협업을 통해 수천 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업 생태계를 구성하듯이,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구성된 선단형 기업군이 협력해 산업 분야별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2020년에 5개 분야(분야별 50억 원)를 우선 선정해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핵심 산업 및 공공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개발되고, 아울러 선단형 기업군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산업 협력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 비즈니스 현황 파악부터
클라우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언택트 시대가 뉴노멀이 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인 클라우드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클라우드 도입은 금물이다. 우선 기업 내 비즈니스 현황 파악이 우선이다. 클라우드를 도입한다 해도 AWS와 같이 사업자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가 적합할지, 아니면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적합할지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프라만 도입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이다. 그동안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단순히 들어서 옮겨놓은 리프트 앤 시프트에 해당했기에 클라우드의 이점을 누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까지 고민하고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현해야 클라우드의 이점을 진정 누릴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과연 클라우드를 잘 쓰는 것일까? 비용 절감? 아니면 조금 더 유연해진 인프라? 일례로 한 전자상거래 기업은 하루에 소스코드 배포만 200번 이상 이뤄진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것이 클라우드를 잘 사용하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또, 처음에 인프라부터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이후 앱을 이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최근 들어 인프라부터 앱까지 모든 시스템을 한 번에 이전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기에 어떠한 방식이 가장 잘 맞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서 전사 클라우드 도입 선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모든 시스템을 전부 클라우드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령 제조를 비롯한 일부 분야에서는 지연시간(Latency) 이슈로 인해 100%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며, 컴플라이언스를 비롯한 여러 규제도 존재한다”면서 “기업이 가진 서비스가 어떤 클라우드에 적합한지 우선 살펴보고,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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