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산업에서 비대면화가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가능하게 한 것도, 클라우드가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며, 이에 정부도 ‘한국판 뉴딜’ 추진에 클라우드 활용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온라인 개학 사례를 통해 클라우드의 주요 기술적 특징과 장점을 살펴본다. <편집자>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2020년 1월 설 연휴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급속하게 번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호흡기를 통해 빠르게 전염될 뿐만 아니라 치료제도 개발되지 못했기에 감염될 경우 속절없이 격리돼 집중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며 다수가 모이는 행사 및 모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고, 이에 기업에서는 전 직원 출근 금지, 학교에서는 개강 및 개학 연기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일며 일시적인 폐쇄상태(Shut down)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기업과 학교가 마냥 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기업에서는 재택근무를,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이라는 방침을 세워 업무와 학사 일정을 소화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됐으며,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라는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 개념이 떠올랐다. 이에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 문화가 점차 우리 생활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언택트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클라우드(Cloud)가 주목받고 있다.

언택트 환경 지원도 원활히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일선 학교에서는 온라인 개학에 이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왔다. 감염 확산 단계에 따라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가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는 여전히 정상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격주별 등교와 더불어 온라인 수업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상 초유의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 사례 모두 클라우드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온라인 개학은 전국 540만 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이용해야 했다는 점에서 클라우드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 4월 9일 단행된 온라인 개학을 지원한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e학습터와 위두랑, 디지털 교과서 대응에 나섰다. e학습터는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던 사이버 학습을 하나로 모은 초·중등 통합 온라인 학습 서비스로, 기존에도 4만 명 정도가 접속이 가능했던 시스템이며, 위두랑은 원격수업 커뮤니티다.

공공·게임·금융·교육·의료 등 다양한 고객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NBP는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며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시스템 규모를 확장하고, 구조를 개선하는 역할을 했다. 또, 매일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약 한 달간의 준비 기간 동안 300만 명 이상이 동시 접속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NBP는 30배가 넘는 인프라를 확장(Scale-Up)해야 했다. 이에 50명의 긴급 TF를 구성하고, 모니터링 대응 환경 구성과 서비스 최적화, 수시 대응 등에 주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애저(Azure)’를 활용해 EBS 온라인클래스에 최대 300만 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서버를 구축했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지난 4월 9일 1차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16일 2차, 20일 3차에 걸쳐 점차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16일 2차 개학 오전에는 동시접속자 67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원활한 학습 환경이 제공됐다는 평가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EBS의 이솦(ESOF: EBS Software Learning Platform)에서 제공된다. 이솦은 처음부터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된 교육 플랫폼이었기에,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MS 애저를 기반으로 단 2주일 만에 서비스 용량을 1500배 긴급 증설해 전국 중․고교생 300만 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수용 규모로 확장됐다.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가 MS 팀즈를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가 MS 팀즈를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인프라·보안·CDN 측면 신속 대응
우선 NBP는 원활한 온라인 학습을 지원하고자 e학습터와 위두랑의 접속 페이지를 지역별로 분리했다.

대규모 트래픽이 예상되는 서비스는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감당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병목현상이 없도록 설계된다. 그러나 e학습터는 그렇지 못했으며, 온라인 개학 2주를 앞두고 다시 재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숫자를 늘려 대응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기존 e학습터를 복제해 여러 개의 e학습터를 만들었다.

당시 하나의 e학습터가 약 4~5만 명의 동시 접속을 감당할 수 있었기에 NBP는 자사 클라우드 위에 7개의 e학습터를 추가로 만들어 1차 온라인 개학 당시 접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40~50만 명의 학생을 감당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만약 클리우드가 아닌 물리 서버에서 운영되는 서비스였다면 9일 만에 7배의 트래픽을 감당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했을 터다.

보안과 관련해서도 많은 대응이 필요했다. 최대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던 서비스가 1주일 만에 300만 명을 수용하는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보안 위험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집중된 서비스였던 만큼 공격자의 타깃이 되기 쉬워 네이버 클라우드 침해사고대응팀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 24시간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공격 발생 시 즉각적인 차단을 통해 e학습터와 디지털 교과서, 위두랑 등 온라인 개학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한편, e학습터는 교사들이 영상을 업로드하면 학생들이 시청하는 서비스로, 이러한 특성상 콘텐츠 전송 측면에서도 다양한 대응이 필요했다.

우선, 서비스 전체 플로우를 검토하고 원본과 CDN의 구조를 전편 개편해 용량을 재산정했다. e학습터의 웹서버와 CDN 원본 서버를 분리해 웹접근성 안전성도 개선했다. 그리고 CDN은 원본 서버를 보호하기 위해 CDN과 원본 사이에 티어(Tier) 구조의 캐시 서버도 추가했다. 캐싱 용량도 증설해 원본으로의 요청량과 부하가 크게 감소됐다.

두 번째는 신규로 업로드되는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매일 CDN에 프리캐싱을 진행하고 있다. 각 학교, 학년, 과목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신규 업로드된 콘텐츠는 롱테일(Long-tail) 성격으로 캐시 히트율이 감소하게 됐는데, 전일 업로드한 콘텐츠가 다음날 소비되는 패턴 분석으로 확인해 신규 업로드한 콘텐츠는 다음날 서비스 전 프리캐싱을 통해 CDN에서 빠르게 전송되도록 했다. 부가적으로 원본 안전성도 같이 증가했다.

끝으로 영상 성격 대비 고화질 콘텐츠는 매일 재 인코딩을 통해 영상 품질을 저화질로 변경했다. 콘텐츠 속성을 확인해보면 스포츠나 음악 등 다이내믹한 영상이 아닌 정적인 교육용 영상이므로, 저화질로 변경해도 영상 시청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HD나 FHD 이상 고화질 영상은 저장 공간과 트래픽을 과소비하고, 사용자 재생도 원활하지 않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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