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환자가 5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AI 기반의 불면증 치료보조기가 등장해 주목을 끈다. 사진=언스플래시
불면증 환자가 5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AI 기반의 불면증 치료보조기가 등장해 주목을 끈다. 사진=언스플래시

세계 최다 인구 보유국 중국에는 불면증 환자 수도 엄청나다. 약간 지난 기록이기는 하지만, 중국수면연구회(CSRS)가 4년 전인 2016년에 작성한 리포트에는 중국에는 불면증 환자가 5억명을 넘고 그 중 2억명 이상이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한 가정의 구성을 평균 4인으로 볼 때, 중국의 모든 가정에 불면증 환자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불면증이 이처럼 사회 전반에 심각한 수준으로 번져 있는 중국에 불면증 치료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해 주목을 끈다.

중국 스타트업 기업인 쩡안커지(正岸科技)가 개발한 AI 기반의 불면증 디지털 쎄러퓨틱스(Digital Therapeutics, 디지털치료법)인 ‘루미엔(入眠)asleep’가 그것이다.

중국 IT전문매체 36Kr은 ‘루미엔asleep’에 대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병원 처방전에 따라 약을 처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소프트웨어를 처방하는 치료법”이라며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환자에게 큰 이점”이라고 소개했다.

불면증이 큰 문제인 중국이지만, 수면의학이 뒤늦게 등장해 전문의가 적은데다 치료 방법도 획일적이어서 많은 환자가 아예 병원을 찾지 않거나 반대로 무조건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극단적인 갈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면증의 심리적·생리적 손상은 심각하다. 그로 인해 불안 장애, 우울증, 만성 질환 등의 발병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일상의 업무와 생활에도 지장이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는 숙면 베개나 숙면 건강보조식품, 수면 앱 등 수면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루미엔asleep’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루미엔asleep’은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채용해, 소프트웨어로 만성 불면증 환자의 인지나 행동 및 심리 등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수면 리듬을 조절해 나간다. 이런 과정을 거쳐, 환자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다.

이러한 비(非) 약물요법은 병원의 전문 치료에서는 일반적인데, 이 경우에는 환자가 매주 통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고, 병원에 들를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약 1000 위안(약 11만 원)의 치료비도 부담이 된다.

‘루미엔asleep’는 한 마디로 병원의 치료를 ‘온라인화’ 한 것이다. AI 치료사가 의사를 대신해 온라인으로 진단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환자 개인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한다. 채팅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이용자의 상태를 판단하고 경과를 관찰하면서 치료 계획을 조정하기도 한다. 수면제한법, 자극통제법, 인지 치료, 휴식 방법, 수면 위생 지도 등을 활용하면서 치료를 진행시킨다.

이 치료법의 장점은 각 치료 계획이 개개인에 맞춰 설정된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매일 온라인으로 15분 정도 지도를 받는데, 장소와 시간 제약은 없다. 게다가 온라인 치료는 인적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치료비는 총 499 위안(약 8만 원)으로 기존의 유사 치료서비스에 비해 낮다. 현재 베타 테스트 버전이 출시돼 있는데,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쩡안커지는 지난 3월 말에 ‘루미엔asleep’를 가지고 임상 시험에 착수했으며, 85%의 환자에서 만족할 만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평균적으로 2주 정도면 환자의 잠에 들어가는 상태가 좋아지고 잠들기까지의 시간도 평균 6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이 회사는 베이징대학 수면센터과도 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현재 당국인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제품 인증을 신청 중이다.

한편, 미국의 의료기술 기업인 피어 쎄러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개발한 불면증 앱 ‘솜리스트(Somryst)’는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다. 만성 불면증 분야에서는 첫 디지털 쎄러퓨틱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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