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P는 제록스의 적대적 M&A 공세에 맞서 150억 달러(약 16조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고 2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미국 HP는 제록스의 적대적 M&A 공세에 맞서 150억 달러(약 16조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고 2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HP가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꺼내 들고 제록스의 인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HP는 24일(현지 시간) 150억 달러(약 16조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미 공표된 ‘포이즌 필(poison pill, 경영위기의 기업이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규 주식을 발행하는 것)의 도입과 함께 미국의 대형 사무기기업체 제록스의 적대적 M&A를 막아내기 위한 대책으로 분석된다.

HP의 엔리케 로레스 CEO는 이날 “제록스의 제안은 기본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밝혔다.

이 회사는 15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중 80억 달러에 대해서는 올해 봄에 개최 예정인 주주 총회를 기점으로 12 개월 이내에 실시할 계획이다. 동시에 ‘포이즌 필’을 1년 한정으로 도입한다. 제록스가 HP 주식을 20% 이상 취득했을 경우에 다른 기존 주주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추가로 주식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해 제록스의 의결권 비율을 낮춘다는 계산이다.

제록스는 2019년 11월에 HP의 인수 계획을 공표했다. 2월 10일에는 인수 가격을 주당 22달러에서 24달러로 올리고, 3월에 주식공개매수(TOB)를 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로레스 CEO는 제록스의 인수 제안에 대해 “HP를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중대한 위험을 낳고, 우리 기업의 미래를 위험에 빠트리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후지제록스와의 합병을 종료한 제록스에게는 장기적인 기술경쟁력이 없다”라는 점이나 제록스가 제시하는 비용절감대책의 대부분은 HP가 단독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

한편, HP가 24일 발표한 2019년 11월~2020년 1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146억 1800만 달러, 순이익은 16% 감소한 6억7800만 달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의 감염 확대에 따라 생산 차질이 빚어져, 2~4월기의 순이익이나 잉여 현금흐름에 ‘일시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 회사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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