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걸인도 QR코드로 동냥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간편결제 시장이 거대하다.

중국의 한 컨설팅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시장 내 모바일 결제 비중은 78.5%를 차지하고 있다.

‘제3자결제’ 이른바 간편결제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하게 진행 중이다. 기존 금융시장 진입장벽을 깨기 위한 경쟁도 서슴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은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우물 안에서 싸우는 동안 우물 밖에선 거인들의 전쟁이 이뤄지고 있다.

간편결제는 플랫폼이다. 금융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 힘은 더욱 강해진다.

세계 금융과 산업에 국내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 ‘결제’를 사고 파는 시대, 우리의 위치는 어디쯤 있을까?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
다양한 간편결제 시스템

간편결제 서비스는 소비자의 편리성과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특정 업체 물건을 구매한다거나,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업체가 지정해둔 간편결제를 이용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최근 대기업을 비롯해 통신회사, 포털, 쇼핑몰 등 다양한 업계에서 고유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야말로 우후죽순으로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간편결제 춘추전쟁시대가 펼쳐졌다.

심지어 같은 계열사 내에서도 각각 다른 서비스를 시작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예를 들어 국내 간편결제 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페이는 네이버가 만들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에서 라인 페이를 따로 출시했다. 계열 분리된 NHN엔터테인먼트에선 페이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3자결제는 신용카드, 모바일, 계좌아체 등 다양한 결제방식이 생겨나면서 기업이 제3자에게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결제부문을 아웃소싱하는 형태다.

판매자인 기업은 결제부문을 위탁함으로써 기회비용과 결제 전반에 대한 전문화와 집중화로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

또 소비자에게 안전성과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다.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인정보 보안이 중요해진 이때, 제3자결제는 개인의 결제비밀번호 등과 같은 보안요소를 별도로 관리한다. 즉 제3자결제란 안전한 자금 거래를 위한 제3자 보증 결제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선 공인인증서 제도와 각종 규제 등으로 기존 접근성과 편의성이 저하되던 금융 산업에 핀테크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제3자결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Active X 등의 보안 이슈로 막혀 있던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역할이 컸다. iOS와 안드로이드에서는 Active X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간편결제의 편리함과 안정성을 직감한 미국과 중국은 정부 규제를 완화해 일찍이 산업 활성화를 주도해왔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 핀테크를 넘어서 테크핀(TechFin)으로 주객전도를 실현했다.

테크핀은 IT기업이 주요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사용자 데이터와 기술 서비스 역량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핀테크와 테크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테크핀이 훨씬 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막강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테크핀을 이용한 간편결제 시장은 중국이 최강자이다. 테크핀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있다.

제3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의 계좌 잔액으로 운용되는 앤트파이낸셜의 온라인 머니마켓펀드 상품 위어바오가 글로벌 최대 MMF로 성장했다.

이에 2014년부터 중국 제3자결제 시장에서 알리페이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80% 웃돌았다.

위어바오는 알리페이가 단순한 지불결제 서비스에서 자산운용, 소비자금융, 보험 등의 금융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2014년 알리페이는 앤트파이낸셜로 사명을 변경하고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로 변모했다.

미국도 성장 규모가 만만치 않다. 미국은 페이팔을 필두로 구글과 애플도 구글페이, 구글월렛, 애플페이를 출시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2016년 기준 모바일 결재 거래금액은 1인당 평균 721달러로 총 270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모바일 결제 거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크핀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수많은 핀테크 기업은 국내시장 진입을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아직 국내 제3자결제 시장에는 높은 신용카드 사용률, 정부 규제 등 걸림돌이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 중심이 모바일로 넘어왔다. 인터넷 쇼핑보다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게 됐고, 제3자결제산업이 확대되기에 적합한 배경이다.

국내 환경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제3자결제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용카드 시장에 비하면 시장점유율은 극히 적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9월 20일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통과되면서 제3자결제 시장의 확대와 테크핀으로의 전진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이상옥 소장
이상옥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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