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농업이나 어업, 축산업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업무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부도 AI 로봇과 드론(소형 무인기)을 활용하는 ‘스마트 농업’을 외치며 1차 산업의 혁신에 정책적 지원을 아까지 않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국내에서 1차 산업 관련으로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AI 활용 사례를 모아, 소개했다.

연안 바다에 그물을 거는 정치망 어업이 활발한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는 현지 어민과 하코다테미래대학이 손잡고 2014년부터 AI 활용 연구를 벌이고 있다. 연구테마는 어군탐지기 영상의 분석이다. 하코다테미래대학의 와다 마사아키 교수는 “규제 대상이 되는 30kg 미만의 소형 참치가 정치망에 섞여 버리는 게 어민에게 골칫거리”라고 설명한다.

태평양 연안 국가들은 참다랑어 개체 수 감소를 막으려와 공동으로 어획량의 상한을 설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본 수산청은 2018년부터 법률에 따라 각 지자체에 어획 범위를 할당했다. 하코다테에서도 한때 참치를 너무 잡아 어획 행위를 중단한 적이 있다. 어민에게는 치명타다. 와다 교수 연구팀은 AI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착안하고, 어군탐지기 영상에서 먼저 참치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대상 어종은 참다랑어와 연어, 방어, 정어리, 오징어 등 5가지. 실제 사진과 물에서 끌어올린 물고기를 AI에 학습시켜 판별할 수 있는지 시험했는데, 정답률은 50%였다. 숙련된 어부가 인근의 어획이나 수온 등을 단서로 어종을 예측해 맞추는 확률도 약 50%다. 마츠바라 히토시 하코다테미래대학 교수는 “이미지만으로 판단하는 AI는 선전한 것이다”라고 평가한다.

AI가 어망에 참치가 들어갔다고 판정하면 어부의 스마트폰(스마트 폰)으로 그 정보가 통보되고, 망을 열어 참치가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한다. 곧 죽을 소형 참치 포획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다른 물고기가 같이 달아나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실험에서 효과를 조사해 보면, 손실은 3%에 그쳤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도 올라간다. 하코다테미래대학은 미에현의 어민과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국 어업 단체나 지자체에서도 이미지를 모아 어떤 물고기가 언제 어디에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어획 예보’를 내년 상반기 안에 완성할 계획이다.

이 예보를 바탕으로 구매나 가공업체는 원재료를 확보하기 쉬워지고 조리해 상품을 소비지에 보내는 계획도 정확하게 세울 수 있다. 어획에서 가공, 유통까지 일체화 되고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수 있다. 마츠바라 교수는 “어획량 예보는 어업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고 기술 발전에 기대를 나타낸다.

지역마다 자연적인 특성이 다른 1차 산업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노동자의 감소로 숙련 기술의 계승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스마트 농업’의 기치를 내걸고 대안으로 AI를 개발해 인력 부족을 보완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농작물의 병충해를 식별하는 기술의 개발도 그 일환인데,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 등이 진행 중이다.

우선 생산액이 많은 토마토와 딸기, 오이, 가지 등 4개 품목을 대상으로 약 80 종류에 달하는 병충해의 이미지 10만장을 24개 지자체 시험기관에서 모아 AI에 학습시키고 있다. 이 4개 품목의 병충해는 약 600종류에 이른다. 농업종사자가 고령화되는 가운데 종묘의 수입 확대로 병충해는 증가하고 있다.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병충해를 신속하게 진단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병충해는 지역이나 발생 시기에 따라 피해 양태가 다르다. 피해 발생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질병이나 해충을 일부러 번지게 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2021년까지 개발을 진행해 80% 정도의 식별 정확도를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후 기업을 통해 응용 프로그램을 실용화할 예정이다.

축산 분야에서도 AI 응용이 시도되고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에서 출범한 스타트업기업 흠콤(Hmcomm)은 질병에 걸린 돼지를 찾아내는 AI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돼지는 폐와 기관지가 작아 감기에 걸리기 쉽다. 돈사에 감기가 번지면 돼지 성장이 늦어지고 사료비도 늘어난다. 흠콤은 AI로 재채기나 기침 소리를 포착해 감기에 걸린 돼지를 찾아 조기에 격리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구마모토현 소재 키쿠치농업고등학교의 돈사에 마이크를 설치해 2018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에 걸쳐 돼지의 재치기나 기침 소리를 150시간 분량 모았다. 이를 가지고, 올 가을부터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와 미야자키대학과 협력해 약 1000마리의 돼지를 대상으로 실증실험을 벌이고, 내년 봄에 AI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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