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들이 협업을 통해 반도체 소자 같은 초소형 칩 위에 개의 후각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공항에서 탐지견 없이도 폭발물이나 마약과 같은 금지약물의 검사를 아주 정밀하고 손쉽게 검사함으로써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연구단 김태송 단장 연구팀은 국민대학교 화학과 유연규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반도체의 주된 재료인 실리콘 기판 위에 수만개 이상의 3차원 인공세포막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이 인공세포막 표면에 이온 채널 단백질을 결합해 특정 조건을 감지하면 이온 채널이 열리고, 신호를 발생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KIST 김태송 박사는 이 기술로 고정된 인공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반응을 동시에 관찰함으로써 생명현상 규명 모델실험 플랫폼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후각, 미각, 촉각, 청각, 시각 등 3D 감각 세포구조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3D 인공 세포 구조물로서 생체 유래 초감각 센싱 플랫폼과 각종 이온 채널과 관련된 신약개발 플랫폼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IST 연구진은 실리콘 기판에 수만 개의 미세 구멍을 만들어 각각의 구멍 위에 균일하고 넓은 표면적을 갖는 3차원 인공세포(GUV) 구조물 제작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5일 이상 구조물이 터지거나 변형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 정도로 인공세포막의 안정성이 뛰어났다.

또 이 실리콘 기판 위에 제작된 3차원 인공세포막 구조물에 세로토닌 수용 채널을 다량 결합했다.

이 결합 된 채널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제작한 인공세포막이 구조물로서 뿐만 아니라 세포의 기능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밝혔다.

더 나아가 이를 응용하면 생명체만큼이나 민감하고 정확한 센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태송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명현상의 근원을 밝히기 위한 연구 플랫폼으로서뿐 아니라, 반도체 기판 위에 고정된 3D 인공 세포 집합체에 실제 개 코의 후각세포와 기능을 그대로 적용해 마약이나 폭발물 같은 특정 물질을 인식하는 인공 개 코를 포함한 우수한 인공 오감 센싱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앞으로 실용화를 위해서 "3D 인공세포막 제작 기술을 좀 더 안정적인 폴리머 재료의 적용으로 확장과 정제된 채널 수용체의 효율적 인공 생체막 결합기술 개발 등의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 뒤 "일부 연구는 이미 시작돼 짧은 시간 내에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