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 업체들에게 10년에 한 번 찾아오는 절호의 비즈니스 기회로 평가되는 차세대 통신규격 ‘5G’의 상용화를 앞두고, 대형 업체와 후발 주자간의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통신기기 업체들에게 10년에 한 번 찾아오는 절호의 비즈니스 기회로 평가되는 차세대 통신규격 ‘5G’의 상용화를 앞두고, 대형 업체와 후발 주자간의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강자의 전성시대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후발 주자의 돌풍으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것인가.’

통신기기 업체들에게 10년에 한 번 찾아오는 절호의 비즈니스 기회로 평가되는 차세대 통신규격 ‘5G’의 상용화를 앞두고, 대형 업체와 후발 주자간의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 일본 산업전문지 닛케이산교는 중국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등 대형 통신기업체들이 제품의 안정성을 내세워 경쟁 우위 점령에 나선 가운데 신흥 기업들이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 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태풍의 눈으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신흥 기업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중국 바이셀즈로, 화웨이의 연구개발 부문에 근무했던 개발자가 중심이 돼 2014년에 설립했다.

바이셀즈의 주력 제품은 기지국인데, 고가의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서버를 사용해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대형 통신기기 업체 기지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는 게 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미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이 채택했고, 미국의 소규모 이동통신 사업자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지국은 서버의 일거리가 많아져 전용기기가 필수처럼 여겨져 왔는데, 최근 들어 일반적인 서버 상에서 소프트웨어로도 동작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다. 이에 따라 화웨이나 에릭슨과 같은 대형 통신기기 업체들의 아성이었던 기지국 시장에 바이셀즈와 같은 신흥 기업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미국 마베니어도 그 중 하나다. 지난달 말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전시회 ‘MWC19바르셀로나’에서 휴대폰 네트워크를 통해 실제로 스마트폰 상에서 통신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동통신 사업자의 설비투자 가운데 80% 정도는 무선 기지국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을 일반적인 서버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축한다면 당연히 비용을 대폭 삭감할 수 있다.

현재 기지국 시장은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대형 3사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동통신 기지국은 일반적으로 무선신호의 처리기능과 무선신호를 송수신하는 안테나기능을 나눠 도입한다. 따라서 기지국의 안테나 부분과 처리기능 부분을 각기 다른 통신기기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조달해 조합할 수 있다.

가능성으로는 신흥기업의 기기도 도입할 수 있는 구조인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대형 통신기기 업체들의 교묘한 수법으로 동일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구성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G는 기존의 4G 설비를 기반으로 전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 통신기기 업체가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세계 각 지의 통신사업자가 공동보조를 취하기 시작했다. 차이나모바일, AT&T, NTT도코모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중심이 돼 2018년부터 활동에 들어간 ‘O-RAN얼라이언스’가 그것이다. 활동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20개 통신사업자와 54개 통신기기 업체가 참가하고 있다.

‘O-RAN’의 목표는 서로 다른 기지국 제조사에서 만든 디지털장비(O-DU)와 라디오 장비(O-RU)가 상호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여러 통신기기 제조업체가 상호 접속할 수 있는 공통사양을 공표했다. 부분적으로 신흥기업의 기기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러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한 것이다. MWC에서도 ‘O-RAN’의 사양에 근거한 시연이 잇따랐다.

오는 10월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는 일본 라쿠텐은 기지국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기존의 이동통신 사업자로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라쿠텐은 스스로를 가리켜 “무선 기지국 부분을 포함해 소프트웨어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전개하는 세계 최초의 사업자”라고 강조한다.

라쿠텐은 ‘O-RAN’에 앞서 독자적으로 대형 통신기기 업체에 얽매이지 않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지국의 안테나 부분은 노키아 제품을 채용하고 기지국의 처리기능은 신흥기업인 미국 알티오스타 네트웍스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구성이다. 기기는 모두 일반적인 서버로 구성해 비용도 크게 삭감했다. 사실 기존의 이동통신 사업자는 이미 도입이 완료된 설비가 있기 때문에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

기지국 시장의 변화에, 화웨이나 에릭슨 등 대형 업체가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화웨이는 MWC에서 무게와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인 기지국을 선보였다. 무게가 20킬로그램으로 작업자도 한 명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종래는 기지국 무게가 50킬로그램 이상이어서 설치에 두 사람이 필요했다. 이 제품은 LG유플러스가 채용하고 있다.

에릭슨은 4G에서 높은 점유율을 활용해 같은 주파수대를 사용해 4G와 5G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종래는 4G 주파수대와 5G 주파수대를 따로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이 제품을 도입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는 4G에서 5G로의 이행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된다.

5G를 둘러싸고 대형 업체와 신흥 기업의 경쟁은 본격화 됐다. 소프트웨어화나 개방화와 같은 변화의 물결을 배경으로 기존 시장 질서를 흔드는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적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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