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우주 입자연구시설 첫 삽…암흑물질·중성미자 실험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ARF 공동 활용 MOU 체결

한덕철광 광산 내 조성될 IBS 지하실험 연구단 우주 입자연구시설 조감도
한덕철광 광산 내 조성될 IBS 지하실험 연구단 우주 입자연구시설 조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이 우주입자연구시설(ARF) 구축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IBS는 12일 오후 2시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한덕철광산업 제2수갱 광장에서 우주 입자연구시설(ARF) 1단계 터널 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정선 ARF는 광산 내 지하 1100m 깊이에 조성될 예정이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의 기존 양양 지하실험시설(양양 양수발전소 소재)보다 400m 깊은 곳에 자리한다. 현재 지하 600m 깊이까지 연구자 이동을 도울 엘리베이터(케이지) 설치가 완성된 상태다. 면적은 10배 이상 넓은 2000㎡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공사는 2020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듬해인 2021년부터 지하실험 연구단은 이곳에서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암흑물질을 규명하는 한편 '유령 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neutrino) 질량 측정에 나선다.

암흑물질은 우주 구성 물질 중 약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그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우주입자연구시설 내 실험 및 연구실 배치도
우주입자연구시설 내 실험 및 연구실 배치도

암흑물질 존재 확인은 세계의 각종 과학저널에서 매년 발표하는 '인류가 풀어야 할 미스터리 톱 10'에 빠짐없이 선정될 만큼 어려운 숙제다.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로 알려진 중성미자 역시 주요 탐구 주제다. 이것들을 검출하려면 잡음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탐색하려는 입자의 신호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민감도가 굉장히 높은 검출기에서 1년에 수차례 정도만 반응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IBS 측은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과학자들은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을 파 내려가 실험을 수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하에서 이뤄지는 우주입자 관측 실험이 90년대 후반부터 자생하기 시작했다. 2011년 지하우주실험시설이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주요구축과제로 ‘국가대형연구시설 구축지도(NFRM)’에 등재되기도 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이 출범하며 2013년부터는 우주입자연구시설(ARF)이란 이름으로 구축이 추진돼오고 있다.

IBS 관계자는 "실험의 최대 방해 요소 중에 뮤온 입자라는 게 있는데, 이 입자는 지하에서 양이 크게 줄어든다"며 "땅속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실험에 더 유리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의 높은 산들이 이런 입자에 대한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IBS 김두철(사진 오른쪽) 원장과 KIGAM 김복철 원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IBS 김두철(사진 오른쪽) 원장과 KIGAM 김복철 원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ARF 공동 활용을 위해 IBS는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업무협력협정(MOU)도 했다.국내에서 유일하게 1,000m 이하 심층 지하실험시설을 보유하게 된 IBS와 심부 지하공간에 대한 오랜 연구 노하우를 쌓아온 KIGAM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두철 IBS 원장은 "국내 우주 입자 연구자의 염원을 담아 고심도 지하에 이 시설을 구축하게 됐다"며 "정선 ARF는 우주를 향한 또 다른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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