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클라우드, 텐센트 등의 가격 인하가 잇따르며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돼 가는 양상이다.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산업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형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 텐센트가 5월 이후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서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결합해 고객에게 제안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시장 성장 둔화를 배경으로 각 업체들이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가격 인하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알리바바였다. 알리바바는 지난 5월 주력 제품 가격을 기존 대비 15~50% 인하했다. 일부 스토리지는 최대 50%, 동영상 등의 전송을 효율화하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의 경우 20% 인하하는 식이다.

“클라우드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춰 시장을 확대하고자 한다.”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열린 클라우드 파트너 대회에서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알리바바에 뒤질세라 텐센트도 6월 주력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섰다. 가격 인하 폭은 최대 40%로,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이 대상이다. 업체 측은 가격 조정을 통해 고객에게 기술 혜택을 더욱 개방해 나갈 방침이다.

화웨이도 지난 6월 신규 등록 시 1만 위안(약 180만 원)의 할인권을 제공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알리바바 등에 비해 클라우드 사업 규모가 작은 징둥 그룹(JD닷컴)도 5월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세일인 ‘6.18 세일’에 맞춰 새로운 가격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알리바바와 화웨이, 텐센트 3사의 클라우드 관련 가격 대비 최저가를 보장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다니엘 장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CEO가 ‘2023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밋: Greater Bay Area’에서 대규모 언어모델 ‘통이 팅우’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알리바바 클라우드

시장조사업체 카나리스에 따르면, 2022년 중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10% 증가한 303억 달러(약 40조 원)다. 2023년은 1~3월 기간 6% 증가에 그쳤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2021년 45%, 20년 66% 증가에 비해 둔화가 뚜렷하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이후 클라우드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정부, 기업 등에서 재택근무 움직임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억제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끝나면서 수요는 주춤하고 있다. 체감경기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IT 투자를 줄이는 경향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클라우드 업체들은 가격 우위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는 가격에 민감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바이두는 가격 인하 경쟁에서 거리를 둔다. 지난 5월 업계 행사 강연에서 이 회사 회장 겸 CEO인 리훙훙(Robin Li)은 클라우드 가격 인하 여부에 대해 손짓만 할 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경쟁사와 달리 가격 인하 움직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바이두는 AI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문장, 이미지 등을 생성하는 ‘어니봇’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 업체 중에서는 생성 AI 분야에서 비교적 앞서 있다. 카나리스는 바이두의 클라우드에 대해 “(생성 AI의 기반이 되는) ‘기반 모델’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관련해서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문장을 창작하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텐센트와 화웨이도 성장 유망 분야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익 기여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는 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해 어디까지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성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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