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배경 속 중국 당국 승인 얻지 못해

인텔이 16일 이스라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타워세미컨덕터의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의 인텔 본사(인텔 제공)

미국 인텔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파운드리)인 타워세미컨덕터의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2월 54억 달러(약 6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었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한다. 미중 갈등이 M&A(인수합병) 전략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인텔은 타워반도체에 3억5300만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양사는 인수 포기 이유로 “인수에 필요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적시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워반도체는 센서 등에 쓰이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위탁생산 업체다. 고전이 계속되고 있는 인텔은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아래 위탁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 인수는 이 사업 강화의 한 축이었다.

타워반도체의 아시아 고객 기반 확보도 노렸지만, 인수가 무산되면서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성장 전략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제품의 국내 인프라 관련 조달을 중단하며 사실상 보복 조치에 나섰다.

미중 갈등을 두고, 업계에서는 “인수 여부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상 업계의 대형 인수가 불가능해졌다”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장비 최대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구 히타치제작소 계열의 고쿠사이 일렉트릭을 인수하려다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계획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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