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AI) 챗봇 ‘바드’ 서비스 대상 언어로 영어 이외에 한국어와 일본어를 정했다. 의외의 결정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이를 ‘새로운 도전’으로 표현했다.

과연 구글의 새로운 도전을 우리는 ‘환영’만 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검색엔진’ ‘워드 프로그램’ ‘메신저서비스’ 등에서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자국기업이 절대적으로 강세다. 검색엔진의 경우 구글이 1위를 기록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정도다. 2~3위도 대부분 미국기업 인 ‘빙(Bing)’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니면 ‘야후(Yahoo)’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60%대로 검색엔진시장에서 압도적 1위다. 구글은 20~30%, ‘다음’의 카카오다음은 6~7% 수준이다.

피차이 CEO는 한국어 서비스를 ‘새로운 도전’이라며 그 배경으로 “새로운 언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여러 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 소개 이미지 (출처 : 구글)

과연 빅테크의 새로운 도전이 단순한 도전에 그칠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목적 없이 도전을 하지 않는다. 그것도 구글과 같은 글로벌 넘버1 기업이 말이다. 구글은 한국 포털 점유율 1위를 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중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기술에 있어 개방적인 나라이며 IT에서는 미국과 맥을 함께 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도 생성형 AI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전해진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처럼 한국에 특화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바드 한국어 서비스가 우려되는 이유다.

1998년 한글과컴퓨터는 워드프로그램 ‘아래아한글’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MS로부터 2000만달러 투자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각계가 들고 일어났다. ‘아래아한글 지키기 국민운동본부'가 탄생했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아래아한글‘은 회생했다. 패키지SW상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털사이트 또는 생성형 AI는 네티즌 개인 선택이다. 강요할 방도가 없다. 이 시장이 미국 빅테크에 넘어가면 워드 프로그램, 메신저서비스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피차이 CEO의 ‘새로운 시도’는 정말 단순 시도일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을까. 앞으로 전개 방향을 지켜봐야겠지만 우리 업계는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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