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종사하고 있는 컨택센터산업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40만명 가량의 상담사들이 근무하고 있고, 그들을 지원할 교환기와 통신 장치들 그리고 시스템 산업도 함께 성장해왔다. 지금은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Cloud와 메타버스 등이 컨택센터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080 수신자부담전화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콜센터는 이제 이름 그대로 전화만이 아니라 어떤 매체를 통해서 들어오든지 고객들의 불편사항들을 한번에 해결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렇듯 상담사가 전화만 가지고 서비스를 하던 콜센터가 이제는 Human 상담사가 Digital상담사(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서비스하는 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확인이 꼭 필요한 경우도 Human상담사가 일일이 고객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상담사와 고객이 통화하는 짧은 시간에 인공지능이 고객의 성문(聲紋, 목소리의 고유 무늬 즉 성대의 지문)분석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여 화면에 띄워 줌으로써 “내 전화번호 찍혔을 텐데 다시 확인해야 돼”하며 언짢아하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있고, 고객과 상담사가 통화하는 것을 엿듣고 있다가 고객이 요구하는 정보를 찾아서 화면에 띄워주는 등 적극적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Human상담사와 Digital상담사의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콜이 폭주할 때나 Human상담사가 콜을 받을 수 없는 야간에는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Digital상담사가 콜을 처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Human 상담사와 Digital상담사는 일심동체가 되어 고객서비스를 지원하는 체계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시스템적으로 지원이 되며 상담 인력의 부족한 자리를 Digital상담사가 지원해주고 있기는 하나 아직은 스스로 모든 것을 처리할 정도로 완벽하지 않아 Human상담사의 지원 없이는 서비스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업무가 늘어나면서 상담사를 충원해야 하나 인력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Digital상담사를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업체들도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AI 엔지니어들을 싹쓸이 해가는 바람에 개발자가 없어서 Digital상담사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Human상담사 충원도, Digital상담사를 개발하는 개발자 충원도 모두 어려움에 봉착되어 있는 상황이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컨택센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들을 충원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협회는 고용노동부와 청년취업아카데미라는 과정을 운영한 적이 있다.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 학생이나 전공 분야로 취업이 쉽지 않은 학생들을 뽑아 방학 중에 학점도 주고 200시간 이상의 컨택센터 인력양성교육을 무상으로 시켜 300명 가량의 우수 인재들을 컨택센터로 취업 시켰던 적이 있다. 컨택센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교육생 선발에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학교, 기업, 학생 모두에게 바람직한 교육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에 관심이 많으니 Digital상담사와 함께 일하는 Human 상담사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취업아카데미과정을 전국적으로 개설한다면 인력수급에 숨통을 트일 수 있으리라 본다.

개발자의 경우도 삼성의 SW교육경험과 고용노동부의 취업지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취업 준비생들에게 SW 역량 향상 교육 및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취업에 성공하도록 돕는 “삼성 청년SW아카데미” 방식이 확대할 필요가 있다. 1년에 2300명을 선발해 전국 5개 캠퍼스에서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경쟁률이 엄청 높다고 한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얘기이므로, 고지식한 대학교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AI인력들을 제공해주리라고 기대하지 말고, 이런 과정을 삼성뿐만 아니라 역량 있는 다른 기업들이 모두 참여해 전국적으로 이런 과정을 개설한다면 기업에 필요한 필수인원들을 확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미래의 먹거리인 4차산업을 육성하는데도 크게 이바지하게 되리라 믿는다.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한다. 

황규만 회장
황규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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