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무인 자유주행 테스트. 이미지 = 웨이모 
완전 무인 자유주행 테스트. 이미지 = 웨이모 

미국과 중국 여러 도시에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등장한 가운데 지난달 말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운행이 성공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그럼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아직은 웨이모, 크루즈 등 몇몇 자율주행 스타트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대형 업체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와 관련, C넷이 최근 보도한 테슬라, 벤츠, 포드, 제너럴 모터스 등 대형 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 현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먼저 ‘자동(automation)’과 ‘자율(autonomy)’의 차이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전자가 운전자의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면 후자는 운전자를 대신해 자동차를 조종하는 역할을 한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해, 자동차 공학에서 실질적인 표준 제정 단체로 인정을 받고 있는 SAE 인터내셔널이 정하는 자율주행 운전 레벨의 정의에도 반영돼 있다.

자동차 자율주행에 있어서, 최고의 존재이며 동시에 최악의 존재로 평가되는 곳이 미국 테슬라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열광도 혐오도 그 대부분은 이 테슬라는 회사와 관련이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풀 셀프 드라이빙(FSD)’은 실상이 그 이름과는 거리가 좀 있다. 자 자율주행 운행 관련으로 운전자에게 운전 과실치사죄가 적용된 첫 사례도 FSD가 유효하게 작동했던 테슬라 자동차가 일으킨 사고였다. 테슬라 시스템의 한계를 운전자가 이해하지 못한 사고가 계속되자, 미국 하원에서는 공청회가 열렸다. 테슬라 차량이 정차 중인 긴급 차량을 인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고가 빈발하는 원인에 대해서도 미국 연방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자동차 주행 중 운전자가 대시보드에서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나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일시정지 표지를 멈추지 않고 통과하도록 프로그램 돼 있는 기능을 중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에는 마음대로 급브레이크가 걸린다는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 브레이크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교통부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문제에도,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는 ‘레벨 4’에 가까운 자율주행을 연내에 실현하기 위해 공공도로 베타 테스트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레벨 4는 실질적인 자율주행 단계에 해당된다.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시선은 굳이 전방을 향할 필요가 없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면 된다. 운전은 시스템이 알아서 다 한다. 테슬라가 이 ‘레벨 4’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율주행 기술 ‘DRIVE PILOT’을 적용해 첫 ‘레벨 3’ 자동차의 양산에 나설 전망이다. ‘레벨 3’는 운전자가 운행을 시스템에 맡기지만 시스템이 자율주행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지하면 시스템의 요청에 따라 곧 바로 운전에 복귀해야 하는 단계다.

‘DRIVE PILOT’이 운전자에게 운전을 요구하는 상황으로는 자동차의 주행 속도가 시속 37마일(약 60km)에 가까워졌을 때,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이 허용되는 독일 국내 8200마일(약 1만3200km) 구간 이외의 도로를 주행할 때, 센서가 올바르게 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환경 조건을 시스템이 검출했을 때 등이 있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승인되지 않았지만, 연내의 인증 취득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지 = 웨이모
이미지 = 웨이모

벤츠의 경쟁사인 아우디는 2016년에 정체 시 용도의 자율주행 기술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 Jam Pilot)’을 자사 차량에 처음으로 탑재했다. 주행 속도가 느린 정체 중에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이 운전을 담당하고 정체가 해소되면 사람 운전자가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

이 기술은 미국 시장에서는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관련법이 자율주행 기술을 반영하지 않아 손해배상 적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 ‘BMW 7’시리즈에 ‘레벨 3’의 기술을 탑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미국 사양 모델에는 탑재되지 않는다. 그 원인은 트래픽 잼 파일럿이 미국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이유와 같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혼다의 ‘레전드’(북미에서는 2020년까지 ‘아큘라 RLX’로 판매)에는 아우디의 정체 시 운전 시스템과 닮은 ‘Honda SENSING Elite’가 탑재돼 있다. 이 시스템은 정체 시 운전사를 대신해 저속 운전을 하고 운전자는 그동안 대시보드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디지털 TV 영상 등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 시스템이 요구하면 운전자는 바로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Honda SENSING Elite는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혼다 자동차에 표준 장비돼 있는 ‘레벨 2’의 자율주행 시스템 ‘Honda SENSING’과는 다른 것이다.

한편, ‘레벨 3’에는 이 핸드오프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레벨 3’을 건너 뛰어 사실상의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레벨 4’로 바로 직행하려는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있다.

제너럴 모터스는 드라이버의 정신적 부담 뿐 아니라 신체적 부하를 경감시키는 것을 목표로 ‘레벨 2’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운전 지원 기술 ‘슈퍼 크루즈’는 2023년 라이다(LiDAR)를 탑재해 ‘울트라 크루즈’로 진화할 예정이다.

울트라 크루즈는 일시정지 표지나 신호등과 같은 상설 교통 표시를 따를 뿐만 아니라 안전한 상황 하에서의 자동 또는 온 디맨드로의 차선 변경, 좌회전•우회전, 주택의 사적 도로에서의 자동 주차를 지원하고 차재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지시에도 대응할 예정이다. 제너럴 모터스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미국과 캐나다의 200만 마일(약 320km)을 넘는 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95%의 주행 상황에 대응한다고 한다.

포드는 ‘블루 크루즈’라고 하는 운전 지원 기술을 개량하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는 이 명칭이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의 명칭과 비슷하다며 포드를 제소했지만, 이 법정 투쟁은 화해로 마무리됐다.

블루 크루즈는 북미 13만 마일(약 20.9만km)의 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규제 속도와 차간 거리 유지, 차선 추적, 정지 및 출발 기능을 갖추고 법정 속도를 유지해 주행한다. 제너럴 모터스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블루 크루즈도 차내에 설치된 운전자 모니터 카메라를 사용하해 운전자가 시스템 작동 중에도 도로를 보고 있는지, 주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현재 포드의 ‘머스탱 마하 E’와 ‘F-150’에 탑재돼 있다.

이미지 = 웨이모
이미지 = 웨이모

 

저작권자 © 테크데일리(Tech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