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계로 운석 충돌여부 감지
지하 5m 뚫어 내부온도 측정
안테나로 행성 흔들림도 계산
인류 거주 가능성 찾을지 주목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 26일(현지시간)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보내온 첫 화성 표면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 26일(현지시간)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보내온 첫 화성 표면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6일 오후 2시54분(현지시간) 화성 엘리시움 평원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화성에서 지구로 송신하는 데 걸리는 8.1분을 감안하면 인사이트호 착륙 시간은 착륙 소식을 알리기 8분 전이다.

미국이 화성에 보낸 여덟 번째 탐사선인 인사이트호는 올해 5월 5일 발사됐다. 4억8000만㎞를 206일 동안 비행,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것.

인사이트라는 이름은 탐사 활동을 나타내는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영문 앞 글자에서 따왔다. 이름대로 화성 지각 내부를 탐사한다.

2년 동안 화성 지각 형성 등 비밀을 밝히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인사이트호는 화성의 표면과 대기를 관측했던 지금까지의 화성 탐사선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행성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첨단 장비를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

지각의 온도와 상태 등을 알면 현재 시점의 화성뿐 아니라 지난 45억 년의 발자취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26일(현지시간)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해 로봇팔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화성 표면의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26일(현지시간)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해 로봇팔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화성 표면의 모습.

NASA는 이날 인사이트호와 함께 발사된 초소형 위성인 마르코(MarCO)로부터 성공적인 착륙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 위성이 보내온 첫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의 화성 표면은 사막과 비슷했으며 탐사에 방해가 될 만한 장애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인사이트 프로젝트 책임자인 톰 호프먼은 “최종 분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탐사선이 불스아이(bull’s eye: 과녁 정중앙)에 가깝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첫 고비는 화성 대기권에 진입, 하강, 착륙하는 EDL 과정이었다. 인사이트호는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열 방패와 상부 덮개로 된 ‘에어로셸’ 진입체만으로 화성 대기권에 들어섰다. 착륙까지 약 6분30초를 무사히 버틴 뒤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내려앉았다.

화성의 대기권은 밀도가 지구의 1% 수준이다. 시간당 1만2300마일(1만9794㎞)의 속력으로 달리는 우주선을 80마일(128㎞)에 불과한 대기권이 끝나기 전에 멈춰 세워야 한다. 시속 100~200㎞로 달리던 자동차를 급정거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화성 탐사선의 착륙 성공률이 40%에 불과한 이유다. 2003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화성 탐사선을 보낸 유럽우주국(ESA)이 잇따라 고배를 마신 배경이기도 하다.

인사이트호의 별명은 ‘붉은 행성의 지질학자’다. 첫 임무는 이틀 뒤다. 1.8m 길이의 로봇 팔을 가동해 주변 지형을 촬영한다. 이 작업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초정밀 지진계인 SEIS와 열 감지장비 HP³를 설치할 장소를 결정한다. 이 장비들이 가동하기 시작하는 내년 초부터는 화성의 비밀이 하나둘 풀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탐사선의 수명은 2년으로 2020년 11월24일까지 화성을 탐사할 예정이다.

주목해야 할 장비는 프랑스가 제작한 SEIS 지진계다. 화성에 지진 활동이 있는지는 물론 운석 충돌 여부 등을 감지한다. 화성에 운석이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진동을 분석하면 화성 내부의 밀도와 구조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화성 땅속 5m 깊이에서 지열을 측정하는 HP³도 인사이트호의 ‘주연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화성 내부 온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화성이 탄생한 지 10억 년 후인 35억년 전에 완전히 식어버렸다는 기존 학설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RISE라는 명칭의 안테나 두 개도 핵심적인 장비다. 화성이 태양 궤도를 돌면서 자전할 때 나타나는 흔들림을 측정한다. 화성 내부가 액체인지 고체인지에 따라 흔들림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인사이트호의 화성착륙장면 상상도
인사이트호의 화성착륙장면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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