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통신3사가 KT 아현지사 화재사고와 관련해 올 연말까지 통신망 안전대책을 내고 전국 통신구 안전 점검에 착수한다. KT는 간접피해를 받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돌아가도록 보상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6일 KT혜화 전화국에서 진행된 KT아현지사 화재 관련 이통3사 CEO(최고경영자) 긴급회의해서 "내일부터 정부와 통신사가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황창규 KT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통신은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한 삶에 중요한 공공재"라며 "재난에 대비해 통신구 안전 강화와 백업 체계 구축 등 예방 대책을 통신사와 정부가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 조치는 통신3사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KT는 복구와 피해 보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현지사는 D등급이지만 서울 지역 4분의 1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사고를 감지하고 예측하기 위해 스프링클러나 여러가지 소방 장비, 백업 시스템이 마련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회사에 모든 문제 수습을 맡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내일부터 관련 부처와 통신사가 참여하는 TF가 가동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회의에선 특히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 불편이 덜어질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통신시설 긴급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또 "통신망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어 화재 발생이 국가 전체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통신 재난과 관련해 통신사와 관계 기관이 공동 TF를 구성해 문제점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관련 TF는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해 27일부터 꾸려진다. TF에선 사고 시 구체적으로 정부와 통신사가 어떻게 협력할지와 기존에 있는 매뉴얼을 현재 상황에 맞게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논의한다. 매뉴얼 개선 부분은 기존의 등급제와 관련해 등급 기준을 강화하는 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장 실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환경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기본적으로 5G 안전성 부분은 정부가 기술지원 TF를 꾸려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KT의 피해보상과 관련한 질문에는 "과기정통부는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입장을 KT에 전달한 것"이라며 "간접피해를 받은 소상공인의 경우에도 KT가 이에 적절한 보상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황창규 KT회장은 신속한 피해 복구와 코앞으로 다가온 5G 통신환경에서 안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보완하는데 뜻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재난 발생 시 물자지원외에도 현장 인력 등을 같이 지원하고 유선망의 중요성도 논의하자고 의견을 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어느 회사에서도 발생할 수 있었던 재난인 만큼 추가적으로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한편 KT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인터넷 회선은 98%, 무선망은 84% 복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