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 비행체가 줄을 당기는 힘으로 지상에서 전기 생산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월등한 잠재력

창원 마산해양신도시에서 공중 풍력발전 개발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창원 마산해양신도시에서 공중 풍력발전 개발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형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는 ‘공중 풍력발전’ 국산화에 한국전기연구원(KERI), 한국전력공사(한전), 경남 창원시가 손을 잡았다.

KERI와 한전, 창원시는 4일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성과발표회를 열고, 지속적인 업무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전이 예산을 지원해 KERI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고,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공중 풍력발전은 높은 고도에 연(Kite) 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하늘을 나는 발전소’다.

비행기나 드론 등에 프로펠러와 발전기를 장착해 하늘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상으로 보내는 ‘공중발전’ 방식과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드는 ‘지상발전’ 방식이 있다.

전기연 등 3개 기관이 개발하는 분야는 지상발전 방식의 공중 풍력발전이다.

공중 풍력발전은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든다.
공중 풍력발전은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든다.

이 방식은 지상에 발전장치를 두고 높은 고도에 바람에너지를 수집하는 연(kite) 등 윙을 띄워 진행한다.

윙이 하늘을 날며 바람에너지를 수집해 발전장치와 연결된 로프를 당기면 장력으로 변환된 에너지가 발전기에 전달되는데, 이것이 회전에너지로 작용하며 전기를 생산한다.

공중 풍력발전은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다.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이 지구상에서 바람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400TW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확보가 가능한 바람 자원의 확보가 가능한데다 설치과정에서는 환경훼손 소음문제 등 문제를 겪어왔다.

또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소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한계 등 각종 지형적·경제적·자연환경적 문제가 많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누적 설치용량은 총 잠재력(400TW)의 0.2%에도 못 미치는 743GW에 불과하다.

하지만 높은 고도의 바람에서 공중 풍력발전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이론적으로 1,800TW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4.5배에 이르며, 전 세계 에너지 수요(약 20TW)의 90배에 달한다.

높은 고도의 바람 에너지는 강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하게 분포되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이 약해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공중 풍력발전 방식을 통해서는 높은 고도의 강한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또 해상에 구축할 때에도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사실상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전이 가능하다.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팀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팀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매우 뛰어나다.

동일 면적에서 연간 발전량 역시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기초, 타워, 블레이드 등 각종 구성품도 10분의1 수준으로 재료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절반 이상 감축도 가능하다.

환경 훼손, 소음, 진동, 경관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공중 풍력발전에 관심을 두고 타당성 검증연구를 수행하고 상용화 및 대용량화를 위한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KERI가 창원시와 한전의 지원을 받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KERI는 한전이 전력·에너지 분야의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2017년부터 시작한 개방형 R&D 사업을 따내 예산 15억원을 지원 받아 2018년부터 공중 풍력발전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시험 부지가 중요한데 창원시가 마산만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올해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KERI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했다.

이주훈 KERI 에너지시스템 제어기술팀장은 “공중 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까지 다양한 용량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응용성이 매우 높다”며 “향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자동 운전기술을 실현하고, 창원 지역 내 300여개 전기관련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실증단지의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이번 협약은 창원시와 KERI, 한전이 공중 풍력발전이라는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딛고, 대한민국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을 마련하는 상징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공중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시험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KERI 김종욱 시험부원장, 창원시 허성무 시장, 한전 김숙철 기술혁신본부장이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협력 MOU 체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KERI 김종욱 시험부원장, 창원시 허성무 시장, 한전 김숙철 기술혁신본부장이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 협력 MOU 체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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