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문가들 "반도체 수출 감소폭, 하반기엔 줄어들 것"

산업연구원 설문 "메모리 가격 두자릿수 하락…글로벌 불황 가능성은 낮아"

2019-04-01     김정호 기자

최근 반도체 수출 하락 폭이 커지면서 반도체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지만 국내 반도체 업종 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상반기까지 감소세가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감소 폭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세계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지만 올해는 평년이나 그 이상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일 산업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 전문가 26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보다는 다소 부진하지만 평년 수준 이상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업종 전문가들이 바라본 2019년 반도체 경기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월 18∼22일 애널리스트 11명, 협회 및 단체·기타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올해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불황 진입 가능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전망과 관련, 전문가 전체 그룹에서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보다 호조'라는 응답이 약 46%로 가장 많았고,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 수준 유지'라는 응답은 그다음으로 약 35%였다.

'평년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약 12%를 차지했고,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약 8%였다.

2019년 반도체 수출 전망

 

올해 반도체 수출에 대해 애널리스트 그룹에서는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을 예상한 반면 협회 및 단체, 기타 그룹에서는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에 소폭 증가로 돌아서면서 한 자릿수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경우 애널리스트와 협회 및 단체·기타 그룹 모두 올해 두 자릿수 하락률을 예측하면서 가격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약 16.9% 감소하고, 하반기 수출은 약 6.1%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축소되면서 반도체 수출 경기의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대부분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올해 약 24.0% 하락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 가격의 소폭 상승 및 보합을 예상한 응답이 전체의 약 15%에 불과한 반면 올해 반도체 가격 하락을 예상한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85%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산업연구원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어 반도체 업종의 경기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등 개도국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있으므로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지속적 노력과 함께 산업간 기술융합 등을 통해서 다른 주력 업종들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