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인간의 뇌와 무선으로 연결된 컴퓨터를 ‘생각’으로 작동하는 실험에 성공해 주목을 끈다.
기술전문매체 기가진의 보도에 따르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고 생각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미국 브라운 대학은 지난달 말에 종래 환자와 케이블(유선)로 연결돼 있는 시스템을 무선으로 조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환자가 연구실에 가지 않아도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됐으며, 유선에서는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임상시험도 가능하게 됐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BCI(Brain computer interface)’는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뇌와 컴퓨터가 연결되면 몸을 움직일 수없는 사람도 문자를 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생각을 통해서 의족이나 의수를 움직일 수 있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브라운 대학의 이번 연구는 사지가 마비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임상시험으로 뇌와 컴퓨터의 무선 접속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운 대학 연구팀은 ‘브레인 게이트(Brain Gate)’라는 뇌 이식 프로젝트를 2002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뇌 질환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가 로봇 팔을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임상시험 연구는 척수 손상으로 몸이 마비된 2명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실험은 센서에서 감지된 뇌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 대신에 환자의 머리에 직경 약 5센티미터, 무게 42그램의 송신기만 부착한 상태로 진행됐다. 이 송신기를 부착한 환자가 생각을 하자, 뇌신경 신호가 외부 컴퓨터로 송신돼 태블릿 컴퓨터에서 클릭과 입력이 실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실험에 사용된 ‘브라운 와이어리스 디바이스(BWD)’라는 송신기는 배터리 수명이 36시간 정도고, 200 개의 전극이 초당 48메가비트의 뇌 신호를 기록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존 시메럴(John Simeral) 조교수는 “우리는 이 무선 시스템이 지난 몇 년 간에 걸쳐 BCI 표준이었던 유선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며 “신호는 지금까지의 시스템과 유사하기 때문에 무선기기에서도 지금까지와 같은 디코딩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차이는 물리적으로 기기에 연결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뿐이다”며 “이 시스템이 용도에서 새로운 빗장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종전에도 낮은 대역폭의 무선 디바이스는 개발됐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피질에서 기록 된 모든 스펙트럼의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에 따라 유선 BCI에서는 실시하기 어려운 임상시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환자가 연구실이나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