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수요증가?제조독점?코로나 지적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1분기 반도체 공급은 수요를 크게 밑돌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동진 공동대표도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할 정도다.

왜,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부족한 것일까.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가 그 원인을 여러 각도에서 진단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서스케하나 인터내셔널 그룹(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이 제공한 2017~2021년 칩 리드타임(주문에서 납기까지의 기간) 추이 그래프를 보면, 칩의 리드타임은 2019년 11월부터 점진적으로 길어지다가 2021년 들어 급격히 늘어나 2월에는 평균 약 15주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에 근거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은 2021년 말 또는 2022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면서, 그 원인으로 ‘반도체 수요 증가’를 꼽았다.

블룸버그가 정리한 ‘2010~2020년 주요 분야별 반도체 매출 추이’를 보면, 자동차, 컴퓨팅, 가전, 산업·군사·항공우주, 유선통신, 무선통신 등 모든 분야에서 반도체 매출은 증가 추세를 그리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마킷(Markit)에 따르면, 2000년에 생산된 자동차는 전체 생산 비용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18%였는데, 이 후 그 비율은 계속 증가해 2020년에는 40%에 달했다. 2030년에는 45%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낮은 가격대의 반도체가 주로 사용된다”면서 “낮은 가격대 반도체의 생산 설비 증강이 수요 증가를 따라 가지 못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 부족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수요 증가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이런 배경에서,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의 양을 과소평가해 반도체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 그 결과, 자동차 업계는 2021년에만 610억 달러(약 70조 원)의 매출을 놓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제조 부문이 일부 소수 기업에서 독점하고 있는 점도 반도체 부족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반도체 파운드리는 점유율 기준으로, 대만(TSMC, UMC, PSMC, VIS), 한국(삼성전자), 중국(SMIC, Hua Hong), 이스라엘(Tower) 등 아시아 지역에 몰려있다.

또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포토리소그라피 장비나 화학약품, 전자설계 소프트웨어 등 관련 제품도 네덜란드 ASML, 일본 신에츠화학공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등 몇몇 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부 지역과 기업이 반도체 제조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현상은 반도체 제조의 버틀넥(병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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