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영상 얻기 위한 핵심 부품이지만 전략물자라 수입 어려워
항우연과 협력 연구 성공…지름 1m 대형 반사경도 제작 중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전날(22일) 발사된 국내 최초 표준모델급 인공위성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탑재된 망원경 핵심부품인 반사경을 국산화했다고 23일 밝혔다.
반사경은 인공위성 카메라의 해상도를 결정하는 핵심부품이다. 반사경의 지름이 클수록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대형 반사경은 전략물자로 사용될 수 있기에 해외 수입이 어려웠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사용된 거울은 총 5개로 그중 가장 중심이 되는 거울인 주 반사경은 지름이 0.6 m로 크지만 무게가 13 kg 남짓으로 매우 가볍다.
거울면의 형상 오차는 머리카락의 8000분의 1 수준인 10㎚(10억분의 1 m) 정도로 좁은 골목길까지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다.
대구경 주 반사경의 초경량화 설계 및 제작기술은 지구의 중력과 로켓에 의한 발사환경, 그리고 우주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최첨단 기술로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설계 및 제작기술이 전혀 없었다.
표준연 첨단측정장비연구소 우주광학팀은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 연구를 통해 반사경 국산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표준연은 반사경 가공 및 측정에 관한 기술을 주로 개발했고 우주 환경에 관련한 정보제공 및 관련 시험은 항우연이 담당했다.
연구팀은 반사경이 가볍지만 잘 휘지 않도록 만드는 경량화 설계기술, 거울면의 형상을 최첨단 반도체보다 정밀하게 만드는 가공기술, 그리고 발사체의 진동과 충격으로부터 거울을 보호하는 조립기술을 등 초정밀 광학측정 및 제작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표준연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지름 0.6 m의 주 반사경을 비롯해 총 5개의 반사경으로 구성된 비행모델 두 세트 개발을 완료했고, 그중 하나가 이번에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 1호’에 탑재됐다.
또 향후 발사될 다양한 위성에 탑재할 반사경도 항우연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반사경 개발과제 책임자인 양호순 KRISS 책임연구원은 “반사경은 위성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 중 하나로, 설계‧가공‧조립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도래할 우주 시대에 우리나라가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항우연과의 협력 연구를 이끌었던 이윤우 KRISS 책임연구원은 “연구소 간 벽을 허물고 훌륭한 연구결과를 보여준 협력 연구의 대표적 성공 사례”라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더욱 긴밀한 연구 협력을 통해 차세대 위성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500㎏ 중형급 위성의 표준 플랫폼(본체)인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전날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목표 궤도에 안착했다.
앞으로 고도 497.8㎞의 태양동기궤도를 돌며 6개월간 초기운영 과정을 거친 뒤 10월부터 한반도 등의 정밀지상관측 영상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