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뱅크, 케이뱅크, 네이버페이, 토스 등 IT 기반 빅테크들의 금융 산업 공략이 무섭다. 아직까지는 전통 은행업계의 본진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역차별적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따라 전통 은행 업계도 부수 사업형태로 플랫폼 비즈니스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나금융포커스 2021-1호를 통해 이같은 주장과 제언을 담았다. 류창원 연구위원이 실은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과제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해외 은행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하여 고객을 확보하고 사회적 가치도 제고하고 있다. 싱가포르 DBS는 기존 금융사업과 관련성을 감안하여 고객의 생활에서 중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제휴를 통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생활 플랫폼을 구축했다.

인도의 ‘State Bank of India’는 고객의 금융 및 비금융 니즈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YONO’를 출시하여 실시간 고객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고 고객 편의성도 제고하고 있다농업분야에 강점을 가진 터키 Deniz Bank는 농업인을 위한 컨설팅 및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여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사회적 책임도 제고하고 있다. 스페인 BBVA는 구인구직 플랫폼 ‘yo soy empleo’을 구축하여 청년 구직을 지원하고, 부동산 및 모기지 자문앱 ‘Valora’를 통해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 하나금융포커스 2021-1호
출처 : 하나금융포커스 2021-1호

국내 은행들도 사회혁신과 상생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은행은 기존 사업포트폴리오와 연관성이 높은 부동산 분야 등에서 플랫폼을 우선 고려할 것으로 보이나, 사회 혁신 관점의 플랫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이후 취약해진 소상공인이나 청년 및 취약계층 등의 금융과 생활 개선에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해외에서도 은행들이 청년층, 농업인,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사회가치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또한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 등 이해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창출되어야 지속가능하므로 은행에게만 유리한 구조의 설계는 지양해야 한다. 과도한 중개수수료 등 은행에게만 유리한 수익 구조는 플랫폼 참여 주체의 불만을 높이고 운영주체로서 은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플랫폼 이탈 요인으로 작용한다.

플랫폼 사업의 특성에 기반하여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데이터 인프라를 고도화해야 한다. 플랫폼 사업에서는 네트워크효과를 위해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초기의 대규모 투자 등 은행의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유연한 관리가 필요하다.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고객 피드백과 이해관계자 관리를 통해 플랫폼을 개선시켜야 하므로 은행은 플랫폼을 전담하는 애자일 조직을 통해 밀착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애자일 조직은 민첩한’, ‘기민한조직이라는 뜻으로,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한다플랫폼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안전하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고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인프라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은행의 플랫폼 사업 범위와 조건을 명확히 하여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용역과제를 통해 범위를 검토하고 있으나, 검토 완료 시기를 앞당겨 은행들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은행의 경영건전성 저해 여부, 은행 이용자의 보호에 대한 지장 여부, 금융시장 등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 등 판단 기준에 대한 세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또한 은행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절차의 간소화도 필요하다. 은행법상 부수업무 신고에 업무계획서, 손익예상서, 정관, 이사회 의사록 사본 등이 요구되나 플랫폼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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