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증가 ‘기하급수’…데이터센터 임대 수요 대응

비대면 시대로 진입하면서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남에 따라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물과 달리 고집적의 IT 장비들을 운영·관리해야 하는 만큼 전력, 온/습도, 냉각, 네트워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절감 기조에 맞춰 그린 데이터센터로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

온라인 서비스의 확대로 데이터 트래픽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이를 뒷받침해야 할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데이터센터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기 힘든 기업·기관들을 위한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로 인해 IT 기업들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해 수익을 노리려는 건설 및 투자업계에서도 데이터센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증가세 뚜렷

데이터센터는 서버, 스토리지, 통신장비 등을 제공하는 시설로 항간에서는 ‘서버 호텔’이라 부르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기업 사무실에 위치하던 전산실이 보다 확정된 개념으로,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근간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NHN 등 주요 IT 기업들도 서비스 확장을 위해 신규 혹은 추가 데이터센터 건립에 착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간한 ‘2021-2024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에는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에서 총 156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24년까지 구축 예정인 민간 데이터센터만도 24개가 예정돼 있고, 조사/기획 단계에 있는 데이터센터도 19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돼 데이터센터 증가 추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해외도 국내와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2017년 1549억 달러(약 174조원)에서 연평균 10.2%씩 성장해 2022년 2519억 달러(약 283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부지 면적은 지난 5년간 약 1000만평 증가했으며 디지털 콘텐츠,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확대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증가 ‘기하급수’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배경에는 인터넷, 비디오,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꼽는다. 디지털 리얼티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인터넷 및 비디오 트래픽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클라우드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경우에도 각각 연평균 32%, 45%씩 증가하고 있다.

시스코는 인터넷 데이터 사용량을 나타내는 ‘글로벌 IP 트래픽’이 한 달 기준 2016년에 96엑사바이트(EB)를 기록했으나 이후 연평균 24%씩 성장하며 2021년에 278EB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비디오, 모바일 데이터의 절대량 또한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확대는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데이터 서비스의 증가로 인해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규모가 커진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공통된 정의가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의 분류에 의하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1만대 이상의 랙에서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용하고 ▲2만2500m2(약 7000평) 이상 규모의 부지를 갖추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시스템 메모리,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

이에 더해 국내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데우스시스템즈는 데이터센터의 규모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40메가와트(MW)급 수전용량을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건립되는 네이버의 ‘각 세종’ 투시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로 건립되는 네이버의 ‘각 세종’ 투시도

리츠 사업자 중심 코로케이션 시장 증가

그동안 데이터센터는 IT 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건설사·투자사들도 데이터센터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추세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11월 기준 미국의 전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약 20조 달러에 이르며, 이 중 데이터센터 자산은 약 3000억 달러로 전체 투자등급 상업용 부동산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 코어사이트 리얼티, 사이러스원, 큐티에스 리얼티 등 글로벌 5대 데이터센터 리츠들은 미국 투자등급 데이터센터의 약 30%를,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2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리츠는 최근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및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리스 증가 추세로 높은 성장성을 기록하고 있고, 경제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특성이 있어 인기 있는 대체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또 리츠가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간의 높은 상호 연결성으로 인해 코로케이션 방식이 온프레미스 방식 대비 비즈니스 최적화에 용이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호 연결성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리츠의 시장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이언 마켓 리서치(Zion Market Research)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시장 규모가 2017년 310억 달러에서 연평균 14.2%씩 성장해 2026년에 10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데이터센터 임대 수요 대응

리츠들은 데이터센터 시장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전체 데이터센터 서버 중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서버의 비중은 2016년 27%를 기록한 이후 2021년에는 53%로 2배가량 증가했으며, 전체 데이터 처리량 중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처리량은 2016년 41%에서 2021년 69%로 증가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 증가는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선호하도록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그 이유는 IT 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에 큰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상당히 자본 집약적인 산업으로, 부지나 건축 규모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하나의 데이터센터를 짓기까지 대략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만들고자 6500억원을 투입했을 정도다.

즉각적인 데이터센터 수요 대응에도 코로케이션 서비스는 효과적이다. 지난 5월 KT가 서울 구로구에 오픈한 14번째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인 ‘남구로 IDC’가 대표적이다. KT가 직접 구축하지 않고 다른 사업자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빌려 KT의 운용체계와 네트워크를 적용하는 방식인 첫 번째 ‘브랜드 IDC’로, 지금 당장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증가는 코로케이션 서비스의 증가를 이끌며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드는 플레이어 수를 더욱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각 지자체들이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가세하면서 데이터센터 증가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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