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반도체 수출은 87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 늘어났다. 7개월 연속 증가세이다.

1월 반도체 수출 중 시스템 반도체 수출이 29억1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주요 지역별 반도체 수출(1월1일~1월25일 기준)을 보면 중국 18.1%, 아세안 0.6%, 미국 18.0%, EU 35.0%가 각각 늘어났다.

반도체 수출 호조 이유는 뭘까.

산업부는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 확보가 재개되는 가운데, 대만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DRAM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며 고정가격이 상승했고, 파운드리 대형 고객으로부터 수주가 수출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반도체 업종 지표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중에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자본 지출은 각각 46억 달러, 41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23%를 기록했다.

DRAM 가격 상승도 현재 진행형이다.

1월 DRAM 계약가격은 전월 대비 기준으로 PC 4.84~5.26%, 서버 3.08~4.91%, 가전제품가전 1.17~11.69%를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니치 마켓 제품의 공급 부족 강도가 심해 가격 상승 폭이 크다는 것이다.

DRAM 시장에서 소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DDR4 / DDR3 / DDR2 중에서 DDR2가 레거시 노드에서 생산되는 비주력 제품인데, 가전 DRAM DDR2 제품은 7.92~11.69%로 가장 크게 상승했다.

파운드리 대형 고객은 모바일 및 고성능컴퓨터(HPC)를 설계하는 팹리스다. 파운드리 수주에 힘입어 삼성전자 5nm 선단 공정 매출이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 장비를 사용하는 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으며 올해 10대에 가까운 수량의 EUV 노광 장비를 들여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규 유망 품목별 수출 중에 SSD는 지난해 10월부터 정점을 지난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작년 11월 7.3%, 12월 21.9%, 올해 1월 1.7%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클라이언트 디바이스(노트북, 태블릿, 모바일 등 개인용 기기)용 스토리지 수요가 양호하다는 점을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밝혔으나 이 같은 흐름이 기업용 SSD까지 반영돼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신규 유망 품목별 수출 중에 모바일 메모리 제품 MCP(Multi-Chip Package, DRAM과 NAND Flash 등의 복합 구조 칩 집적회로)이 꼽힌다.

이 제품의 올해 1월 수출은 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27.7%, 12월 34.7%, 올해 1월 +59.5%이다.

화웨이 제재 이후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화웨이 경쟁사들의 MCP 주문이 뚜렷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견조하지만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메모리 제품 MCP의 더블 부킹 및 재고 조정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DRAM 가격 상승 요인은

1월 DRAM 고정거래가격이 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첫 상승이다.

최근 PC 판매가 양호한 상황이다. 또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수요가 구조적으로 발생하며지난해 PC 판매가 최근 10년 중 최고 수준인 2억8200만대(전년대비 10%)를 기록했다.

노트북 ODM와 브랜드에 따르면 PC 판매 호조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PC 판매가 5% 수준 증가할 전망이다.

인텔이 독점하고 있던 PC 시장에 AMD, ARM 등이 가세하며 소비를 자극 중이다.

AMD가 Zen3 아키텍처를 적용한 라이젠 5000 시리즈를 공개했다.

ARM PC 진영은 애플이 ARM 아키텍처를 적용한 M1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애플이 2021년 내 차기 버전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데스크탑까지 ARM 아키텍처가 적용될 것이다.

인텔도 Foveros 3D 패키지를 적용해 성능을 높힌 엘더레이크CPU 출시를 준비 중이다.

PC 판매 호조가 메모리 수급에도 긍정적이다.

서버 수요는 화이트리(Whitley) 플랫폼을 적용한 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인텔의 서버 플랫폼 변경은 4~5년에 한 번 발생하는 주요 수요 이벤트이다.

Purely 플랫폼이 등장한 2017~2018년 서버 수요가 양호했던 사례가 있다.

신규 Whitley 플랫폼은 8채널 메모리를 지원해 서버 대당 메모리 탑재 용량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다.

AMD의 7nm Zen3 아키텍처를 적용한 서버용 EPYC 프로세서가 1Q21말 출시되는 점도 서버와 메모리 수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인텔 제온 프로세서 대비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EPYC 프로세서가 하이퍼스케일러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AMD의 데이터센터 시장점유율이 7%까지 상승했다.

이에 인텔도 고마진 정책을 포기하고 서버 프로세서 가격을 인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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