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AI를 국가와 사회의 변혁을 이끌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선도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가 차세대 AI 표준 체계 구축 지침’을 발표하고 AI 산업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산업기술정책 브리프 ‘2020-9’에 실린 중국의 AI 정책 동향을 소개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등 경제구조 전환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2015년 5월 발표된 ‘중국제조 2025’는 제조업 전반의 지능화를 통한 세계 최고의 제조국 입지 확보를 목표로, ICT 기반 제조업을 지향하는 한편 AI와 제조업의 결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역시 2015년 7월 마련된 ‘인터넷 플러스’는 경제혁신과 사회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중점 분야의 하나로 AI를 포함시키고,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위해 스마트홈, 스마트단말기, 스마트자동차, 로봇 등의 핵심기술혁신을 촉진한다. 이후 ‘인터넷 플러스 AI 3개년 실천방안’을 발표하고 2018년까지 AI 혁신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산업과 혁신 서비스를 발전시킬 것을 명시했다.
2017년부터 AI는 중국 정부의 직접적 정책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선도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추진된다.
우선 2017년 7월 ‘차세대 AI 발전규획’을 마련해 AI를 국가와 사회의 변혁을 이끌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국가의 미래를 선도할 AI 발전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2030년 AI 핵신 산업 규모 1조, 연관 산업 규모 10조 이상으로 국제적 영향력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2017년 12월 발표된 ‘AI산업 3개년 발전행동계획’은 따르면 시스템적 구조화, 돌파구적 기술개발, 협력을 통한 혁신, 질서를 가진 개방에 기초해 AI 관련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 선점을 목표(로 한다. 2020년까지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AI 산업은 국가 핵심발전전략산업으로 지위가 격상되면서 산업계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중이다. 바이두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보다 더 뛰어난 언어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중국의 AI 기술은 2017년부터 항공, 육상, 해상 및 잠수정 자율 드론에 적용되고 있으며 사이버 공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툴도 개발 중이다.
과학기술부는 중앙정부의 중장기 AI 전략에 근거해 지역별 ‘차세대 AI 특구’ 지정 계획을 2019년 6월 발표했다. 2023년까지 차세대 AI 특구 20개를 지정한다는 목표다. 2019년 2월 베이징을 시작으로 청두, 충칭, 지난, 시안 등에 이르기까지 AI 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2020년 3월 기준 11개다.
중국 정부는 ‘차세대 AI 발전규획’에서의 단순한 기술적 포부를 넘어 AI 거버넌스 및 정책과 표준 설립 과정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는 AI 관련 주요 기술이나 호환성뿐만 아니라, AI의 투명성, 책임성, 편향성, 개인정보보호 등 윤리와 보안 이슈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는 점을 의미다.
‘차세대 AI 발전규획’에 따라 공신부 산하 중국전자기술표준화연구원 (中国电子技术标准化研究院)은 20여개의 유관기관, 유명대학, 유수기업 등을 지휘하여 ‘AI 표준백서’를 2018년 1월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AI 표준을 주도하는 국제기구인 SC4230)가 주최하는 AI 표준 관련 국제회의를 베이징에 유치해 동 회의에서 ‘AI 표준 백서’를 2018년 4월 발표했다. AI 정책 개발 및 국제기구와의 공조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정책을 배경으로 중국 5개 부처･기관은 AI 산업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가 차세대 AI 표준 체계 구축 지침’을 2020년 8월 발표했다. 중국 표준화관리위원회, 중앙네트워크정보사무소, 국가발전개혁 위원회, 과기부, 공신부 등이 참여한 이번 지침은 2021년, 2023년의 2단계로 나눠 표준화 목표를 설정했다.
2021년 까지 1단계에서는 AI 표준화 최상위 설계 확정을 목표로 △표준 간 관계 명확화 △AI 표준화 작업의 질서있는 발전 지도 △핵심범용기술, 핵심영역기술, 윤리 등 표준체계 구축 및 표준 개발에 관한 총체적 규칙 연구를 실시한다.
2023년 2단계까지는 초보적 수준의 AI 표준 체계 구축을 목표로 △데이터, 알고리즘, 시스템, 서비스 등 시급한 중점 표준 우선 연구 △제조, 교통, 금융, 보안, 주거, 양로, 환경보호, 교육, 의료건강, 사법 등 중점 산업 및 분야 우선 추진 △AI표준 시험 및 검증 플랫폼 구축 및 공공 서비스 기능 제공 등 실시한다. 또한 기초공통표준에서부터 안전･윤리표준에 이르기까지 8개 부문의 AI 표준 체계 기본틀 구축을 제시한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AI 정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AI 기술 개발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 규모는 불분명하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예산이 혼합되는 경우 예산원 별로 분리해내기가 더욱 곤란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국영기업들이 있다는 점도 AI 연구개발에 투입된 중앙정부 예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방분석연구원(IDA)에 따르면, 문헌에 기반해 파악한 중국 중앙정부의 非국방 AI R&D 예산은 최소 1억 36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