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소비자가전 역대 최대, 모바일도 6년 반만에 가장 높아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 67조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스마트폰 부문과 가전 사업이 실적을 견인하고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부문이 선방하면서 코로나19 여파를 뚫어냈다. 영업이익도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선 당초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전망이 우울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스마트폰 및 가전 판매 증가가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반도체 메모리 업황 개선 또한 한 몫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6조9600억원, 영업이익 12조35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 58.8% 상승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반도체 최고 호황기라 불렸던 2018년 3분기(17조5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는 세트 제품 수요가 예상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글로벌 SCM(공급망관리)을 활용한 적기 대응으로 판매량이 크게 확대됐고, 부품 사업 수요가 모바일 중심으로 회복돼 매출은 전분기 대비 26.4%,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모바일(IM)의 영업이익은 4조4500억원, TV·가전(CE) 1조5600억원, 반도체는 5조5400억원, 디스플레이는 4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세트와 부품 모두 고르게 양호한 실적을 냈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대도 수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속에 이 같은 호실적을 낸 것은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로 '반사이익'을 거둔 IT·모바일 부문(IM)과 북미·유럽 등지에서 펜트업(억눌린) 수요가 강하게 나타난 소비자가전 부문(CE) 등 세트 부문의 호조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시설투자는 3분기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 6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5000억원 수준이다. 3분기 누계로는 25조5000억원이 집행됐고, 반도체 21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1000억원 수준이다.

시설투자를 사업별로 보면 메모리는 향후 수요 증가 대응 등을 위한 첨단공정 전환과 증설 투자가 전년 대비 증가가 예상된다. 파운드리도 극자외선(EUV) 5나노 공정 등 증설 투자로 늘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과 중소형 신기술 공정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력 수익 부문은 반도체 부문이 컸으나, 이번 분기엔 스마트폰, 가전 등 전 사업 부문 실적이 견조했다. 특히 올 하반기 초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등이 선전하면서 IM 부문 수익성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실제로 올 3분기 스마트폰(IM) 사업은 매출 30조4900억원, 영업이익 4조4500억원을 올렸다. 작년과 비교하면 각각 4.2%, 52.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소비 심리가점차 회복되면서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등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약 50% 증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마케팅비 효율화도 수익 확대에 기여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출시 연기, 중국 화웨이 출하 부진, 인도 내 반중정서 확대 등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DS) 부문은 18조8000억원의 매출과 5조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각각 6.9%, 81.7%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재고 증가로 서버용 D램 수요는 다소 약세였으나, 모바일과 PC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신규 게임 콘솔용 SSD 판매를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모바일 수요 회복 등 영향으로 파운드리 사업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시스템LSI 사업도 개선됐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매출 14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6.2%, 182%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전 세계에서 '홈엔터테인먼트' 수요가 급증한 데다, 상반기에 억눌렸던 수요가 3분기 들어 본격 폭증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역량을 바탕으로 이같은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TV 교체 수요에 적극 대응해 QLED,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와 비스포크 냉장고와 그랑데 AI 등 프리미엄 가전, 건조기, 의류관리기(에어드레서) 등 위생 가전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매출 7조3200억원, 영업이익 4700억원을 기록했다. DP 부문(삼성디스플레이)은 2분기에는 1조원 규모의 애플 보상금 효과가 있었으나 3분기에는 일회성 수익 없이도 흑자를 냈다.

호실적 배경엔 스마트폰·TV·모니터용 패널 판매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하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가 늘었다. 부진했던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초대형 TV, 고성능 모니터 패널 판매 증가로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하며 적자를 줄였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9월15일 이후 본격화되면서 삼성의 5대 매출처 가운데 한 곳인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데다 4분기까지 서버용 D램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분기에는 애플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로 모바일 등 세트 제품의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D램의 경우 서버 수요 약세는 지속되나,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1z 나노 D램' 전환을 확대하고 적기 판매를 통해 원가 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과 노트북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6세대 V낸드 전환 확대를 지속 추진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엔 모바일 수요 강세와 5G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수요를 파악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첨단공정 전환 가속화로 제품 경쟁력을 지속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스템 LSI 사업은 최첨단 5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5G 모뎀을 내장한 원칩 SoC 제품 공급을 본격화해 모바일 SoC사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선 3분기처럼 최대 매출을 지속 갱신하도록 모바일 SoC와 HPC용 제품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엔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에도 HPC·네트워크 등 응용처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대형 고객을 추가 확보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신기술 기반의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변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초대형·초고화질·라이프스타일 TV 판매를 확대하고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 효율적 마케팅과 온라인·B2B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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