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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현준 미국 카탈로그 테크놀로지 대표 “DNA 스토리지가 사회에 긍정 영향 미치는 것을 보는 게 꿈”
[초대석] 박현준 미국 카탈로그 테크놀로지 대표 “DNA 스토리지가 사회에 긍정 영향 미치는 것을 보는 게 꿈”
  • 윤종현 기자
  • 승인 2020.10.13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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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저장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저장매체로 주목받고 있는 DNA 스토리지를 마이크로소프트(MS)보다 먼저 시제품 형태로 개발해 화제가 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MIT 과학자들이 모여 설립한 미국 카탈로그 테크놀로지(Catalog Technologies)다.

이 회사가 개발한 DNA스토리지는 ‘쉐넌(Shannon)'이다. 캠브리지 컨설턴트의 하드웨어 기술 지원을 받아 완성한 이 제품은 프로토타입으로는 세계 최초다. 기록기와 데이터 저장 시스템까지 갖춘 이 제품의 크기는 3X4m로 방한 칸 정도에 불과하다. 초당 10Mb 속도로 저장할 수 있으며 한번 실행으로 1조개 이상의 식별자를 생성할 수 있다고 한다.

총 데이터량 16GB에 해당하는 위키피디아의 영문 버전을 이 제품으로 합성 DNA 분자에 저장했다. 그 양은 눈에도 보이지 않을 만큼 적다. 회사 소개 동영상으로 본 액체부피는 툴(tall)비커의 한방울(약 0.1㎖)에 불과했다.

카탈로그 테크놀로지는 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고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1000만 달러 정도의 시리즈A 펀딩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이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한국인 과학자 박현준 대표라는 점이다. 그는 서울대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미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30대의 젊은 박사다.

최근 방한한 그를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나 DNA 스토리지 기술 동향을 비롯해 캠브리지 컨설턴트와 협업 문제, 앞으로의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 지 등 다양한 각도에서 얘기를 나눴다.

우선 미생물학을 전공한 박 대표가 어떻게 DNA 스토리지를 개발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박사후 연구과정(Post-Doc)을 MIT에서 합성생물학 분야를 담당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합성생물학 분야가 생물체 내 단백질, 지질, DNA를 꼭 생물체 내에서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정짓지 않고 인간을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곰팡이를 키워 인조가죽을 만들거나 세포를 떼어 내 대체육을 제조하는 프로젝트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연구경험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디지털 정보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다가 “DNA 장점을 활용하되 DNA 합성을 최소화하면서 많은 양의 정보를 더욱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내 창업하게 됐다는 것이다.

공동창업자도 과학자다. 박사 후 연구과정 중 실험실 내 같은 동료인 나타니엘 로케(Nathaniel Roquet)도 생물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융합적인 DNA 스토리지를 같이 고민하다가 함께 창업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DNA스토리지 기술 자체가 잠재력이 크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보니 시드펀딩도 500만달러(약 58억원)를 투자받을 정도로 호응이 높았습니다.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캠브리지 컨설턴트와 협업을 통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박 대표는 창업 자본이 없는 과학자로서 아이디어만 갖고 스타트업을 하기는 미국이 더 쉬웠다는 것이다.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하고 자신처럼 MIT같은 대학으로부터 도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탈로그의 경우 MIT 박사과정 학생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소재 인큐베이터 ‘인디바이오’ 지원을 받았다는 것.

“2025년이 되면 인간은 총 175제타바이트(ZB)라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생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중 40%는 기업활동에 유용한 정보이지만 12% 정도만 물리적으로 저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비용적인 이유로 모든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상황입니다.”

박 대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컴퓨테이션 능력이 현재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며 “그것을 DNA 플랫폼으로 구현하자는 것”이라고 DNA스토리지 연구개발 배경을 소개했다.

“DNA가 생명체의 유전정보가 담긴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듯 그 자체가 정보저장 매체로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특히 DNA는 저장매체가 지녀야 할 우수한 집적도(저장밀도)나 안정성도 갖췄습니다. 안전성은 50 만년 이상 전에 살았던 말 화석의 완전한 게놈 시퀀싱에서 입증됐죠. 또 그것을 저장하는 데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치 않습니다. MS를 비롯한 메이저 기업들이 ‘DNA 스토리지’ 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입니다.”

그는 “보통 데이터센터에 있는 랙(rack) 1개가 1페타바이트를 저장하는데 DNA스토리지로는 1그램이면 200페타바이트를 저장한다”고 했다. 저장공간이나 에너지소모가 비교가 안될 정도라는 것이다.

또 정보화 비용인 TCO로 비교해도 DNA스토리지의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정보저장의 경우 장치 비용은 TCO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오히려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인건비 같은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며 “반면 DNA스토리지의 경우 TCO에서 저장장치 비중이 높아지만 수 천년 동안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DNA스토리지 기술개발의 초점은 디지털 정보를 기록하는 DNA 합성 과정에 과도하게 투입되는 시간 및 비용 문제를 최소화하는데 있다”며 “이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지만 DNA스토리지 기술력엔 자신감.....속도•비용 측면서 강점”

그는 “여러 기업이 DNA 스토리지 관련 기술개발을 하고 있지만 DNA 기반으로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생태계(eco-system)로 나눠보면 기업마다 저장방식이나 연구개발 방향은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MS는 디지털 정보를 DNA에 담는 과정에 집중하기보다 전체 과정을 자동화하고 전반적인 운영체계(OS)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정보를 읽어내는 과정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죠. 카탈로그처럼 디지털 정보를 DNA에 담는 ‘라이팅(writing)’과 저장된 정보를 읽어내는 즉, 연산하는 ‘컴퓨테이션(computation)’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 대표는 데이터를 DNA 저장하는 약속 체계도 회사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DNA 구성요소 G,A,T,C라는 염기서열을 배열하면서 임의의 약속 체계를 정하는 데 대부분의 기업이 2진법을 4진법으로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염기서열당 2비트를 저장할 수 있고 염기서열 하나를 분자로 합성하면 대략 0.03달러가 투입된다는 것. 따라서 1기가바이트를 저장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상용화하는데 한계점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카탈로그만의 차별성을 물었다. 박 대표는 “플래시 매체 속에는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비트 수만큼 물리적 셀들이 존재한다”며 “셀들은 각각 하나의 비트 값을 상징하는 즉, 전압 유무에 따라 1, 0이란 비트를 가지게 되는데 카탈로그는 이 약속체계를 그대로 적용해 각 비트를 상징하는 고유한 DNA분자를 상정하고 각 분자의 유무로 비트 값을 저장하는 체계를 택했다”고 소개했다.

카탈로그는 이런 차별적인 약속체계로 DNA스토리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재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DNA 합성할 경우 다른 기업에서 연구한 기술의 합성비용에 비해 약 1만분의 1정도로 저렴할 것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DNA를 고체화시키면 소금 같은 결정체가 됩니다. 저희 카탈로그는 보관한 용액상태의 합성DNA를 고르게 분사하기 위해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식입니다. 또 이것을 한 곳에 모아 액체를 증발시키면 보관 및 이동에 매우 용이합니다.”

그는 “저장했던 정보를 읽어낼 때는 다시 물을 더해 용액상태로 만든 후 유전체를 분석하듯 DNA의 염기서열을 읽어내는 기계를 통해 어떤 DNA분자들이 있는 지 파악한다”고 했다. 그러면 컴퓨터에서 카탈로그의 약속체계에 따라 원래 데이터로 다시 번역해주는 원리로 정보를 읽어내는 게 ‘카탈로그의 DNA스토리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카탈로그가 개발한 방식은 정보를 기록하거나 연산하는 속도도 훨씬 빠르다고 했다. “이는 카탈로그가 ‘기록’과 ‘연산’에 초점을 두고 연구한 결과”라고 자랑했다.

박 대표는 “연구개발 기업들이 DNA에 정보를 저장한다는 큰 틀은 같지만 구체적인 시작점과 지향점은 다르다”면서 “이같은 차이점이 DNA스토리지 생태계를 함께 완성해 나간다는 점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S는 나름의 자체 설계방식을 기준으로 다른 기업으로부터 DNA합성 방식을 구매하는 만큼 카탈로그와 협력 여지도 충분히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카탈로그가 지금 스타트업이지만 개발 기술의 효율성은 매우 우수하고 과학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고 봅니다. 처리속도와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어느 기술보다 효율적이라고 자부합니다. 자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카탈로그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있습니다.”

박 대표는 MS 등 DNA스토리지 분야를 연구하는 다른 기업과 비교보다는 우수한 기술력 보유에 자부심을 내비췄다. 이런 자부심은 성공적인 투자유치 등이 입증해준다.

“고객서비스에 유리한 SaaS형 모델로 저장 서비스 제공 계획”

그는 “카탈로그는 ‘기술 창조’와 ‘마켓 개발’이라는 2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며 “다들 어려운 길이라고들 하는데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고 첫 사업이란 두려움 없이 펼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사업을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서비스형 스토리지(Storage-as-a-Service, SaaS) 모델로 구상하고 있다. 고객서비스 자체도 DNA스토리지 관리의 경우 카탈로그가 직접 맡아서 하는 형식이다. 고객사가 DNA관리를 하기 어려운 만큼 이러한 방식이 더욱 유연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업이라면 공개를 꺼리는 내용까지 박 대표는 털어놨다. 기술 전문 컨설팅기업인 캠브리지 컨설턴트와 함께 대형 잉크젯형 DNA프린터를 연구개발하게 된 배경을 들려준 것이다.

“DNA라는 용액으로 플라스틱 필름에 프린팅한 후 다시 효소로 DNA들이 상호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죠.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기계여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팀 멤버에는 기계공학 전공자가 없고, 해당 전문가를 채용해 진행하더라도 최소 4년 정도 걸릴 것 같았습니다. 캠브리지 컨설턴트와 함께하면 2년 내 완료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협조를 요청해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캠브리지 컨설턴트가 스타트업의 협조요청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일정 정도 투자할 규모를 갖춘 탄탄한 경제적인 기반과 프로젝트가 지닌 의미와 실현 가능성이라는 부분을 높게 본 것 같다”고 나름 분석했다.

“종합 기술 프로젝트 리스크 제거엔 외부 기술전문가와 협력이 장점”

캠프리지 컨설턴트는 의뢰 프로젝트를 맡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고객사의 ROI이다. 프로젝트의 성공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보고 고객사가 지적재산권(IP)으로 ROI를 낼 수 있는 지와 상업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분석 후 참여를 결정한다. 카탈로그는 이런 과정에서 ROI나 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을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 캠브리지의 판단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캠브리지 컨설턴트와의 협력이 단지 R&D 외주가 아니고 일주일에 네 번 정도 미팅을 하며 연구개발 방향을 논의했다”며 “연구동반자나 다름없었다”고 평가했다. 예비 계약단계에서부터 브레인스토밍을 같이 했지만 본 연구에서도 DNA프린팅에 어떤 용액을 써야 하는지, 화학반응을 위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같이 고민하고 실험결과를 공유했다고 소개했다. 리스크를 줄이는 중점을 뒀고 그만큼 캠브리지 컨설턴트에 신뢰성을 가졌다는 것.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카탈로그 직원이 캠브리지 컨설턴트에 상주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DNA 프린터 하나를 만드는 데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으로는 어려운 일입니다. 필요 기술을 개발할 때 캠브리지 컨설턴트처럼 이미 다양한 전문가 집단을 보유한 팀과 함께하면 필요 시간만큼 유연하게 도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라고 봅니다.”

박 대표는 이같이 캠브리지 컨설턴트와 협력의 이점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 스타트업도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투입돼 단기간에 제품을 개발해야 할 경우 기술컨설팅 기업과 협력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했다.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저의 꿈입니다.”

미래 희망을 묻자 박 대표는 “CEO로서 왜 창업을 했는지, 그 동기와 결국 연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 밸류 체인의 제일 마지막에 서서, 개발된 기술이 상품화되어 고객이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카탈로그는 큰 잠재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고,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이 분야의 1인자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판단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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