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Gbps 가능" 광고와 달리 이통3사 평균 700Mbps도 안돼
"허위·과장 광고 공정위 조사해야…과기부 조사 샘플도 공개 필요"

국내 이동통신3사의 5G 서비스가 기존 망 대비 4배 가량 빠르다는 측정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4G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광고한 것에 비해서는 초라한 수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일 발표한 국내 이통3사 5G 첫 품질평가 결과 서울과 6대 광역시에서 이들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 평균 업로드 속도는 64.16Mbps로 나타났다.

지난해 LTE 품질 조사에서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158.53Mbps, 평균 업로드 속도가 42.83Mbps였다.

현시점 5G는 LTE와 비교했을 때 다운로드 속도는 4.1배, 업로드 속도는 1.5배 빨라진 셈이다.

과기부는 실제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직접 속도를 측정하도록 이용자 상시평가도 맡겼는데, 이용자 평가에서는 5G 속도가 정부 평가 결과보다 더 낮게 나왔다.

5G는 지난해 4월 국내 이통사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이용자 평가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22.67Mbps, 평균 업로드 속도는 48.25Mbps였다.

평균 다운로드 속도를 유형별로 보면, 지하철 역사에서 측정한 속도(885.26Mbps)와 객차 안에서 측정한 속도(703.37Mbps), KTX(272.75Mbps)나 SRT(368.35Mbps)에서 측정한 속도가 천차만별이었다.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지하철 객차 안에서는 5G가 LTE로 전환되는 비율도 19.49%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G 커버리지(이용 가능 구역)도 서울특별시조차 100% 구축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3사 평균 서울 커버리지가 425.53㎢로 집계됐는데, 서울시 전체 면적 605.2㎢(국토교통부 기준)의 약 70%에 불과하다. 임야를 제외해도 일부 지역에는 커버리지가 닿지 않았다.

백화점·여객터미널·대형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5G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파 신호 세기 비율(5G 가용률)은 아직 평균 67.93%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6대 광역시(931.67㎢)는 도심과 주요 지역에서 5G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고 했다. 5G를 쓰다가 서비스 불안정 탓에 LTE로 전환되는 비율도 6.19%에 불과했다.

5G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5G 연결이 자주 끊기고 통화 품질이 안 좋은 것 같더니, 역시 품질이 아직 온전한 수준이 아니었다"며 이통3사를 질타하는 분위기다.

가입자들 사이에선 그럼에도 "'20배 정도 빠르다'고 광고해 놓고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하다.

5G는 28GHz 주파수 대역의 단독모드(SA)에서 이론상 LTE보다 속도가 20배 가량 빠르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상용화한 국내 5G 기술은 3.5GHz 대역의 비단독모드(NSA)다.

5G 망과 LTE 망을 연동해서 쓰다 보니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고 접속이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일이 잦다.

그런데도 통신사들은 5G 상용화 전부터 신규 가입이나 전환 가입 유도를 위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특장점을 부각했다.

5G 품질 논란은 지난해 4월 상용화 이후부터 줄곧 불거졌다. 5G 가입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품질은 상대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78만4200명에 불과했던 5G 가입자수는 지난 5월 687만6900명으로 8배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5G 품질은 최근 1년여 사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주요 불만 사항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5G 소비자 불만 접수 건수 2055건 중 품질 관련 불만이 29%(590건)이다. "LTE와 속도 차이를 모르겠다" "자주 끊긴다"는 불만들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범한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1년 동안 280건의 분쟁 조정 신청이 들어왔는데, 그중 20%(56건)가 5G 품질이 좋지 않다는 소비자 민원이었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 "5G 전국 상용화 발표 후 14개월이 지났는데도 (통신사) 광고에서 나온 삶의 변화는 체감되지 않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5G 품질에 관한 소비자 불만은 전국에 5G망이 완전히 구축될 2022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이통3사가 비무장지대나 시골 등에서 5G가 잘 터지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허위·과장 광고를 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상용화한 지 1년 반이 된 5G 품질이 비싼 요금제 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과기부 조사도 그나마 잘 터지는 곳에서 측정한 것일 수 있으므로 조사 샘플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조사 결과 발표 후 가진 브리핑에서 "LTE의 경우에도 이론상 속도는 1Gbps지만 필드에선 158Mbps 정도"라며 "2013년 측정 당시 속도가 30~50Mbps 정도 나왔는데 주파수 대역 확대와 망 안정화로 지난해 158Mbps까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배 속도는 모든 이론적 환경이 다 적용되고 기술과 진보가 이뤄졌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앞으로 주파수 폭 확대나 기술개발 등이 복합적으로 됐을 때 (이론상 속도에) 근접해 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통신 3사는 2022년까지 5G 관련 유·무선 인프라에 최대 25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국망을 구축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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