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출범한 틱톡(TikTok)을 미국 영토에서 배척하려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틱톡을 인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의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현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2020년 9월 15일까지 틱톡을 미국 기업에 매각할 것”을 틱톡 운영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에 요구했다. 그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측면 지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틱톡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일하다. 따라서 틱톡이 매각된다면, 그 대상 기업으로 가장 유력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미국 정부가 틱톡을 배척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언스플래시
미국 정부가 틱톡을 배척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언스플래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틱톡을 사들이려 하는 걸까. 이런 궁금증에 대해, IT전문매체 더버지는 다음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해 왔다. 그 중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모장(Mojang), 비즈니스 SNS인 링크드인(LinkedIn),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GitHub) 등의 인수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각 기업의 독립성을 유지한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에 전화 사업이라는 틀 안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카이프(Skype)와 노키아(Nokia)의 인수는 실패 사례다. 이런 경험들을 감안할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을 인수하더라도 브랜드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틱톡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데이터다. 틱톡에서 얻게 되는 데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 사내에서 다른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더버지에 따르면, 윈도즈를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나 노하우는 가지고 있지만, BtoC 서비스에서는 성공한 적이 없다. 때문에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부분이 다른 IT 공룡들에 비해 열세인데, 틱톡을 통해 보완하는 게 인수의 목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PC OS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세대의 대부분은 안드로이드(Android), iOS, 크롬북(Chromebook)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메일과 문서 공유는 이제 구글의 지메일(Gmail)이나 구글 도큐먼트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모바일 물결’에 뒤쳐져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나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틱톡이 필요한 것이다.

또 구글이 유튜브 이용자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Stadia)’로 끌어들이려고 계획하고 있듯이,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 )’에 틱톡 이용자를 흡수하는 방안을 계획할 가능성이 있다. 틱톡에서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의 동영상을 보다가 마음이 내키면 화면을 클릭해 바로 ‘콜 오브 듀티’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틱톡은 또 추천영화나 영상가공용 필터 안내 기능, 동영상 내의 얼굴인식 기능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틱톡은 ‘소비자 대상의 AI의 응용사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믹스트 리얼리티(Microsoft Mixed Reality)와 홀로렌즈(HoloLens) 등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필터나 광고의 실험장으로도 틱톡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틱톡의 인수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접속하게 될 데이터와 이용자 정보의 처리가 될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의 인수 의향을 밝힌 블로그 게시물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의 미국인 이용자의 모든 개인정보가 미국으로 전송돼 미국 밖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틱톡을 배척하는 움직임이 커져가는 양상이다.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 인수를 밝힌 블로그 게시물에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관심’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통해 틱톡의 인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블로그에 게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홍콩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나 계정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한 홍콩국가안전유지법이 지난 6월 30일에 시행됨으로써, 틱톡이 본사를 홍콩에서 영국 런던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는 것은 미국•캐나다•오스트리아•뉴질랜드에서의 사업뿐이며, 유럽을 포함한 100개국 이상은 계속해서 런던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운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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