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쌀쌀한데 낮에는 살짝 덥다. 요즘처럼 초가을이 되면 하루에도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감기 걸리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 심지어 주변에 돌아가시는 분들도 종종 있다.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진 어르신들이 심장마비, 뇌졸중, 뇌경색 등으로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는 계절이 지금이다. 건강관리를 잘하시는 아버지도 최근엔 늘어나는 나이를 버거워 하시는 모습에서 자연의 섭리에 굴복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유독 나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사람들은 어느 누구나 죽는다. 죽음을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예기치 못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이 끊임없이 흐른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동기를 부여받는다. 삶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지금이 유일한 기회다. 인생은 짧다. 1분, 1초를 상기하는 것이 값진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인생은 넓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젊을 때는 누구나 순간에 충실하고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에 대한 보상이 많아진다. 80대 때는 20대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자기 자신과 이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더 잘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여든이 되기 전에 그런 지혜를 깨닫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많은 것들이 당신 옆을 스쳐 지나가버릴 것이다. 때가 되면 누구나 깊은 연륜과 경험으로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야 한다. 그래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경험은 자신의 행동을 바꾸고 올바른 목표를 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인간의 삶에는 희노애락이 있다고 한다. 죽는다 죽는다해도 죽으란 법은 없고, 잘 나간다고 기고만장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삶을 넓은 관점에서 조망하며 봐야한다. 삶을 값지게 살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언젠가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심한 스트레스에서도, 무기력한 일상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다.

옛날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 이런 의미에서 생겨난 풍습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하게 실수하거나 실패하는 경우. 종종 좋은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자만하고 안주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하고 생기발랄 바쁘게 살아갈 때, 우린 걸음을 멈추고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가 당장 내일 혹은 한달 후에 죽는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할까? 아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갑자기 죽었을 때 남겨진 나의 것들에서 주위의 가족과 친구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구름 한 점없는 청명한 가을 날씨만큼 주변은 평온하고 온화하지만, 삶을 돌아보는 내 마음은 무겁다. 나에게 남겨진 삶의 길이가 얼마나 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 내가 베풀려고 했던 것들, 내가 훗날 하려고 미뤄났던 것들이 내 마음을 편하게 놔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조용히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보려한다. 그리고 주어진 삶에 무엇을 담을지 곰곰이....

이상옥 소장
이상옥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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