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사이버 설계 플랫폼’ 공개

VenetDCP의 개념도. 부품 공급업체들은 자신의 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시뮬레이션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도시바 디지털 솔루션 웹사이트
VenetDCP의 개념도. 부품 공급업체들은 자신의 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시뮬레이션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도시바 디지털 솔루션 웹사이트

‘자동차 제조업체와 엔진이나 배터리, 브레이크 등을 공급하는 부품 생산업체의 기술자가 사이버 공간에서 공동으로 작업을 펼쳐 최적의 자동차 설계를 완성시킨다.’

일본 도시바 디지털 솔루션즈가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공개한 시스템이다.

이미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디지털 제조를 지원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산업전문지 닛케이산교신문은 전하고 있다.

도시바 디지털 솔루션즈가 내세운 시스템은 ‘분산 연성 시뮬레이션 플랫폼 (VenetDCP)’이다. 시뮬레이션 작업용의 데모 화면 왼쪽에는 설계의 정리 업무를 수행하는 완성차 제조업체, 오른쪽에는 엔진과 변속기, 배터리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화면이 각각 표시된다.

부품 공급업체 측의 화면 뒤에는 각 부품의 형상이나 그 용도와 관련한 수치가 나타나고 여러 ‘가상 부품’이 동시에 작동한다. 이것과 연동해 자동차 제조업체 측의 화면에는 브레이크나 액셀에 발을 댄 상태나 속도, 엔진 회전수, 연비 등 주행 상황을 나타내는 숫자가 끊임없이 비쳐지고, 컴퓨터그래픽(CG)의 ‘가상 차량’이 테스트 코스를 주행한다.

이러한 수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자동차 설계는 ‘모델 기반 개발’이라고 불린다. 시험 제작 전에 부품이나 완성차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를 다시 하게 되는 일이나 시험 제작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신속한 개발이 요구되는 자율주행 등 ‘CASE’로 불리는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있어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개발을 향한 노력은 개별 부품 수준에서 선행해 진행되고 있는 정도이고, 많은 부품 공급업체가 자사의 설계 모델을 가지고 차량 전체의 시뮬레이션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부품 공급업체를 결집시켜, 공동의 설계 작업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우선 서로 다른 사양의 설계 모델을 연계시켜 문제없이 움직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한 곳에서 진행할 경우, 다수의 기업이 참가하게 되면 계산이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다. 다른 업체와의 공동 작업 과정에서 주요 설계 정보가 노출되는 일에 대한 경계심도 있다.

VenetDCP는 이러한 과제에 호응하고 있다. 참가 기업 각자가 사양이 다른 설계 모델을 연결하는 공통의 통신용 부품 ‘버스 커넥터’를 갖췄다. 버스 커넥터는 완성차 업체의 통신사양서에서 자동으로 생성되고, 부품 공급업체는 이것을 자신의 모델에 결합시켜 별다른 문제(결함)를 일으키지 않고 공동의 시뮬레이션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VenetDCP는 네트워크상에 분산 배치된 각 공급업체의 모델을 마치 1대의 차량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시뮬레이션을 한다. 각 참가 기업은 각각의 작업 환경을 연결시키기만 하면 되고 자신의 설계 모델 내용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 시뮬레이션은 각 참가자가 분산돼 실행되기 때문에 계산량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시바 디지털 솔루션즈는 이번 시스템을 몇몇 자동차 제조업체에 제안해, 현재 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공식적인 결과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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