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학습은 인간이 예측하지 못한 특징값을 추출하기도 합니다. 인간 입장에서 보면 숨겨진 데이터 속에서 보물을 찾아주는 고마운 도구이지요. 하지만 특징값을 추출하는 과정은 알 수 없습니다. 어째서 이러한 결론이 나왔는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일본 인공지능 엔지니어 아사이 노보루 -

2014년 구글의 인공지능은 딥러닝을 활용해 무작위로 선택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고양이를 식별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구글은 인공지능에게 유뷰브 영상 100만 개를 보여주기만 했을 뿐, 별도로 고양이의 특징을 알려주지 않았다. 인공지능이라는 기계가 자발적으로 고양이를 인식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인간이 사물을 인식하는 학습능력과 똑같다. 인간은 오랜 시간 이미지를 통해 학습한 지식으로 사물을 인식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기계에 학습시키는 시간이 극도로 짧아졌을 뿐이다. 그래서 마침내 인간의 시각 인식 능력을 능가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은 빅데이터 시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기술 덕분에 방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게 되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빠르게 해석함으로써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게 되었다. 이미 우리는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승 1패의 압승을 거두웠을 때 인공지능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뚜렷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과 다른 기계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대해 구글의 연구팀이 실시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구글은 딥러닝을 활용한 고양이 인식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 이후 동일한 딥러닝을 활용해서 인공지능 ‘딥드림(Deep Dream)'이 그린 하나의 영상을 공개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인공지능에게 사진을 입력한 다음 지금까지 학습한 수많은 사진을 참고해서 인공지능 스스로 무엇을 보았는지를 그리게 하는 실험‘이다.

또한 구글이 ‘딥드림 온라인 제너레이터(Deep Dream Online Generator)'라는 기술을 체험하는 사이트를 일반에 공개하자 이용자들의 접속이 폭주했다. 완성된 그림은 지나치게 초현실적이며 악마 혹은 악몽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었기 때문에 ’악몽 회화‘라고 불렀다.

'인셉셔니즘(Inceptionism : 더욱 깊은 신경망 속으로)'이라는 딥드림에 대한 구글의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일반적인 영상 처리용 인공지능은 자기부호화기에서 본대로 인간에게 그림을 제시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속 특정 층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인공지능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강조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고 제시한다. 예를들어 “만약 구름이 조금이라도 새처럼 보였다면 네트워크는 이 부분을 새로 인식한다.” 그러면 화면상으로 ‘아무것도 아닌 부문’에 새가 나타난다.

정리하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제시한 그림 정보를 스스로 해석하여 제시한다. 실제로 인공지능이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각 층의 역할에 따라 경향이 다르다. 예를 들어 입력층 다음의 A층은 대상의 기본적인 형태를 파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점, 선, 곡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그리며 출력층에 가까운 층은 대상의 형태에 가까운 복잡한 형체를 강조한다.

구글의 연구팀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알고리즘이 스스로 만들어낸 산출물을 반복적으로 적용하고 확대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새로운 그림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를 알고 있는 사물도 검색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말했다. “프로세스를 무작위로 선정한 노이즈 이미지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 이 경우 순수하게 신경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된다.”

딥드림을 통해 표현된 그림은 평범한 인간의 시각으로는 따라할 수 없는 이미지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독특한 특정값을 발견하고 제시한다.

기계학습을 하는 인공지능은 인간과 다른 독자적 측면을 가진다. 기계학습 인공지능은 ‘단독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인공지능에게 목표를 설정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그럼에도 어떤 부분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었고, 인간이 그은 선을 안쪽에서부터 무너뜨리며 혼자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딤드림이 제시한 그림을 ‘악몽 회화’라고 하듯이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섬뜩함이다. 이 섬뜩함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딥러닝이 인간을 멸망시킬 것이라며 두려워한다. 하지만 여러 차례 이야기했듯이 현재 인공지능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의 불가능이 앞으로 영원히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지 못하리라고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옥 소장
이상옥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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