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3023개 대·중견·중소기업 조사 결과
지난해 실적 대비 7.4% 감소 전망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 규모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이 3일 공개한 설비투자 계획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이 계획한 설비 투자 규모는 153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투자 실적(166조2천억원)보다 12조4천억원(7.4%)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당시 올해 예상치(169조원)보다도 감소했다.

산은은 지난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3023개 기업(대기업 331개·중견 1108개·중소 1584개)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산은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제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올해 3∼5월에 설문이 이뤄져 투자 전망치에 코로나19 영향이 실제보다 크게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전기·가스업, 석유 정제업, 운수업 등의 업종을 제외하고 반도체, 석유 화학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투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 석유 정제업, 운수업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투자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가스업은 발전소 노후시설 정비, 자동화·스마트화 관련 설비 투자가 늘어나고 운수업은 온라인 쇼핑, 배달음식 등 비대면 서비스 확산에 따른 투자 확대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정제업은 화학제품,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서는 올해 설비투자 예상 규모가 169조원으로 지난해 잠정 투자실적(165.3조원)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제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코로나가 본격 확산되던 올해 3~5월에 진행돼 투자 전망치에 코로나 영향이 실제보다 크게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집행된 설비투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실시 예정인 설비투자계획조사에서 잠정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도 전년도 실적에 비해 0.9%(1.5조원)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설문조사에서는 감소세를 지속하는데 이어 감소폭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설비투자 감소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의 투자가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반도체업종은 2018년도 주요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함에 따라 신규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 37조7000억원을 기록했던 반도체 설비투자는 2018년 41.9조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36조3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설비 투자 규모(166조2천억원)는 한해 전보다 1조5천억원 감소했다.

국내 산업에서 설비투자 비중이 높은 반도체 분야의 투자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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