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무역 합의로 미중 관계가 완화되는 듯 보였으나 코로나19 발생으로 미국 경제와 공중보건, 안보에 큰 타격이 발생하며 보호주의의 기조가 더 심해졌다. 미국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중국의 책임을 물으며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했고, 중국 또한 반발하며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코로나19와 미중 IP 통상관계’를 분석하고 전망한 보고서에 따르면,기술 수요가 급증한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기술 탈취를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기술 탈취로 한 해 약 3000억~6000억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 최근 발생한 화웨이의 미국 T모바일 지식재산권 불법 취득 사건은 대표적 침해 사례다.

막대한 투자를 통한 중국의 양적 확대도 미국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일대일로’, ‘중국 제조 2025’를 추진하며 기술과 지식재산권에 주력, 세계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하고 있으며, 2020년 발표한 WIPO 통계에서 중국은 전 세계 특허의 약 50%를 차지한다. R&D 투자 규모 또한 2019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을 것이라는 美 국립과학위원회(NSB)의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타결된 중국과의 무역합의에 그간 위협 요인으로 여기고 있던 지식재산권 문제를 대폭 반영했다. 특히 화웨이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영업비밀 관련 보호 대상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美기업의 중국 진출 시 기술이전 계약에서 발생하는 영업비밀 침해도 규제토록 했다.

이 밖에도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 ▲위조 및 불법복제 유통 근절을 위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책임 강화 ▲지리적 표시에 대한 이의제기 ▲악의적 상표에 대한 규제 ▲사법집행 및 협력 강화 등을 중국에 요구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무역합의 이행이 지연됐으나 협상 기간 동안 상표법과 반부정당경쟁법을 개정했고, 지난 4월 발표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 관한 의견’ 추진계획에서 무역합의 내용을 상당 부분 반영해 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이인혜 박사는 “코로나19, 홍콩 보안법 등의 이슈로 인해 미중 양국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합의문의 유효성과 2단계 합의의 진행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중국이 합의문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식재산 관련 법률을 강화하고 있다”며 “영업비밀 침해의 처벌 확대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등은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유리한 상황으로 중국 법률 개정 동향에 대해 면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