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폰’, ‘애플 뮤직’ 등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강화 및 개선을 위해 기술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애플은 ‘아이폰’, ‘애플 뮤직’ 등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강화 및 개선을 위해 기술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미국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 ‘아이폰(iPhone)’에 도입한 얼굴인증이나 전자결제 ‘애플 페이’ 등의 기술뿐 아니라 음악전송이나 뉴스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의해 강화해 왔다. 최근 주목을 끄는 움직임은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 ‘5G’ 시대를 겨냥한 반도체 관련 투자로, 지난해 미국 인텔에서 스마트폰 통신 반도체 사업을 인수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애플은 사들인 기업으로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건가. 이런 궁금증의 해소를 위해, 벤처캐피탈 동향 조사•분석 기관인 CB인사이트가 애플이 인수한 기업 중 금액 기준 상위 10개사를 분석했다. 이를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애플은 예전부터 주력 제품을 강화·개선하는 수단으로 M&A를 활용해 사업의 주축을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점진적으로 옮겨왔다.

예를 들어, 화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아이폰X’의 얼굴인식기술 ‘페이스(Face)ID’는 이스라엘의 3D센서 기업인 프라임센스(PrimeSense)나 얼굴인식기술 기업인 리얼페이스(RealFace), 스위스의 모션캡처기술 기업인 페이스시프트(Faceshift)의 인수와 같이 반도체나 컴퓨터비전(영상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기술)의 M&A를 통해 실현한 것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애플은 2020년의 변동이 심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인수를 계속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에지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AI)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 엑스노아(Xnor.ai, 인수 금액 2억 달러), 날씨정보 앱인 미국 다크스카이(Dark Sky), 음성인식 관련인 아일랜드 보이시스(Voysis), 가상현실(VR) 스트리밍 기업인 미국 넥스트 VR(Next VR, 기업가치 1억 달러)를 인수했다.

■애플의 톱10 M&A

1. 미국 비츠 일렉트로닉스(Beats Electronics)

2014년에 인수한 음악 스트리밍 업체다. 인수 금액이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로 역대 최고다. 이를 통해 정액제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비츠 뮤직’과 헤드폰, 스피커, 오디오 소프트웨어 등의 사업을 모두 수중에 넣었다.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인재를 확보해 음악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인수의 목적이었다고 애플 측은 설명한다.

2. 미국 인텔의 스마트폰 전용 모뎀 칩(통신 반도체) 사업

지난해 이뤄진 투자로, 애플의 톱10 M&A 중 가장 최근의 일이다. 인수금액은 10억 달러다. 주요 엔지니어 인력과 특허를 획득해, 5G 지원의 스마트폰 전용 모뎀 칩 개발 부문을 강화했다.

3. 영국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Dialog Semiconductor)

2018년에 6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반도체업체다. 디어얼로그의 전원관리 사업을 인수해 반도체 사업을 유럽으로 확대하고 이미 애플 기기용 반도체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기술 팀을 수중에 넣었다.

4. 이스라엘 아노비토 테크놀로지(Anobit Technologies)

2011년에 5억 달러에 인수한 반도체 스타트업 기업이다. 애플은 이 인수를 통해 자사 제품의 핵심인 플래시메모리와 다수의 반도체 엔지니어를 획득했다.

5. 미국 텍스처(Texture)

2018년에 4억8500만 달러로 사들인 잡지 스트리밍 서비스다. ‘잡지판 넷플릭스’로 알려져 있다. 출판과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했다. 2019년 3월 정액제 뉴스 온라인서비스 ‘애플 뉴스+(플러스)’가 출범함에 따라 ‘텍스처’는 폐지됐다.

6. 영국 샤잠(Shazam) 엔터테인먼트

2017년에 4억 달러에 인수한 음악 인식 앱이다. 애플은 샤잠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자평했다.

7. 미국 넥스트 컴퓨터(NeXT Computer)

1996년에 4억 달러를 들여 사들인 소프트웨어개발업체다. 톱10 중 인수 시기가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애플에 복귀시키기 위해 활용했다.

8. 이스라엘 프라임센스

2013년에 3억6000만 달러에 인수한 3D센서 기업이다. 프라임센스 기술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센서 ‘키넥트’에 탑재돼 있다. 지금은 아이폰X의 얼굴인증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9. 미국 오센 테크(AuthenTec)

2012년에 3억5600만 달러에 사들인 지문센서 개발업체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오센 테크의 기술은 애플의 결제서비스 ‘애플 페이’의 개발에 활용됐다.

10. 미국 PA 세미(PA Semi)

2008년에 2억7800만 달러에 인수한 저 전력 칩 디자인업체다. 애플의 반도체기업 인수 제 1 호이기도 하다. 애플이 휴대 단말기용 저 전력 칩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게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PA 세미를 인수한 이유다.

■ 핵심 포인트

• 애플의 톱10 기업 인수 금액은 다 합쳐 73억 달러(약 8조7600억 원)에 이른다. 그 중 40% 이상을 비츠 일렉트로닉스가 차지하고 있다.

• 애플의 대형 인수 대부분은 가장 성공한 제품인 ‘아이폰’의 개발이나 개선에 목적이 있다. 상위 10개사 가운데 인텔의 스마트폰 전용 모뎀 사업, 다이얼로그, 아노비토 테크놀로지, PA 세미 4개사는 반도체의 성능 향상과 연관돼 있다.

• 톱10 인수는 전반적으로 애플의 사업 전략 변화(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1990년대에는 PC ‘맥(Mac)’ 플랫폼(넥스트 컴퓨터)이 중심이었지만, 그 후는 모바일(인텔,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 온라인 광고기업인 미국 쿼트로 와이어리스)로 이행하고, 최근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비츠, 샤잠) 등 서비스를 중시하고 있다.

• 대형 인수가 영향을 미친 아이폰의 주요 기능에는 오센 테크 지문인식기술을 이용한 결제서비스 ‘애플 페이’, 프라임 센스의 얼굴인증 기술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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