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비롯해 자동차, 금융,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는 이용자나 현장 근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에지컴퓨팅’의 활용이 활발하다. 사진=픽사베이
농업을 비롯해 자동차, 금융,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는 이용자나 현장 근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에지컴퓨팅’의 활용이 활발하다. 사진=픽사베이

데이터센터가 아니고, 이용자나 현장 근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에지컴퓨팅’의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 ‘5G’가 보급돼도 방대한 데이터의 송수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에지컴퓨팅은 주목되는 기술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농업이나 자율주행 자동차, 소매 현장 등 용도도 폭넓다. 벤처캐피탈 동향 조사•분석기업인 CB인사트는 에지컴퓨팅이 이미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산업의 실상을 조명하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1. 농업

농업에서는 스마트농기계의 개발이나 드론이 수집한 데이터의 분석 등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진전되고 있다. 즉, 농가는 데이터의 처리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에지컴퓨팅을 사용하면, 농가는 대량의 데이터를 취사선택하기 쉬워지고 접속 상황이 나쁜 외딴 지역에서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정보를 에지 단계에서 분석함으로써 대량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클라우드에 보내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에지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현장에서 보다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미국 농기계 대기업인 존 디어 산하의 농업로봇 제조업체인 블루리버테크놀로지(Blue River Technology)는 제초로봇 ‘시 앤드 스프레이’에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에지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카메라가 장착 된 트랙터가 작물과 잡초를 식별해 필요한 지점에만 즉석에서 제초제를 살포한다.

다른 대형 테크놀로지 업체들도 에지컴퓨팅을 농업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제휴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 10월 정보기술(IT) 기반의 정밀농업 스타트업 기업인 미국 스란트레인지(Slant Range)와 제휴해, 스란트레인지의 제품에 자사 에지 플랫폼인 ‘애저 IoT 에지’를 적용했다. 스란트레인지는 하드웨어와 데이터 분석 툴을 조합해 드론을 사용한 ‘하늘에서의 피노타이핑(발현한 형상이나 상태의 계측)’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것으로 작물의 생육을 최적화할 수 있다.

미국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10월 사물인터넷(IoT) 관련 소프트웨어 인프라의 개발을 벌이고 있는 미국 머신숍(Machine Shop), 외딴 지역에 에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프리웨이브 (Free Wave)와 제휴했다. 이 제휴로,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 웹 서비스 (AWS)’에서 산업용 엣지 서비스를 확충하게 된다.

2.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에 타고 있는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응 시간의 최소화가 필수다.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에 따라, 자동차는 에지 컴퓨팅을 사용해 최소한의 지연으로 실시간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는 전방에 보행자를 감지하면 즉시 브레이크를 밟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 정보를 클라우드에 보내 분석하고 지시를 받으면 행동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서버에 보내는 시간이 생략된다. 따라서 자동차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 대기업은 에지 인프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덴소와 도요타자동차는 삼성전자, 인텔 등과 함께 자동차 에지 컴퓨팅 추진 단체 ‘AECC’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으로 에지를 사용한 해결책이나 용도의 개발을 전개하고 있다.

독일 BMW의 벤처캐피털인 ‘BMWi 벤처’와 도요타 계열의 벤처캐피탈인 ‘도요타 AI 벤처’는 지난해 7월 미국 AI 스타트업 기업인 레코그니(Recogni)의 시리즈A 라운드(조달금액 2500만 달러)에 참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둔 레코그니는 AI와 엣지 처리를 결합한 자율주행 차량 비전시스템을 주력으로 한다.

하드웨어에서는 중국의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이 AI를 탑재한 에지 장비의 급격한 부하에 대응할 수 있는 반도체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덴소 산하에서 반도체의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하는 에누에스아이텍스(NSITEXE)는 지난해 2월 자율주행 자동차용 에지 처리 부문의 개발을 위해 수퍼컴퓨터 스타트업 기업인 미국 쿼드릭(quadric.io)에 출자했다.

3.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에 에지 컴퓨팅을 통합해 에너지의 미래를 형성 할 수 있다. 그리드에서 에지 기기를 사용하면 에너지 관련 데이터에 즉시 대응해 피크 전력을 줄이고, 실시간 소비에 맞춰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므로 전력 공급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독일 보시는 주택 차원에서 에너지를 관리 할 수 있는 에지와 클라우드를 병용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미국 탄탈루스 시스템즈(Tantalus Systems)는 상업용과 가정용 모두를 대상으로 전력 부하의 자동 전환을 에지에서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에지 컴퓨팅을 사용하면, 에너지 기업은 지속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스트리밍 데이터를 가려내기 쉬워진다. 이에 따라 예지보전 능력을 높여 장비의 고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 또한 모니터링과 보안도 강화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벤처캐피탈인 ‘사우디아람코 에너지 벤처즈’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벤처캐피탈인 ‘GE 벤처즈’는 IoT 시큐리티 스타트업 기업인 미국 제이지 시큐리티(Xage Security)에 출자하고 있다. 제이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에지의 엔트리 포인트에 액세스하는 데 필요한 인증을 제공한다.

에너지 기업은 드론이나 로봇을 사용함으로써 외딴 지역에 있는 발전소의 상태에 관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드론 디플로이(Drone Deploy)는 에지 컴퓨팅을 사용해 제작한 리얼타임 서멀 맵(thermal map)으로 설비의 운전 정지나 태양광 패널의 과열, 가스 누출 등의 문제를 알릴 수 있다.

4. 금융 서비스

금융 서비스에서는 에지 컴퓨팅으로 분화함으로써 민감한 정보를 비밀로 유지할 수 있다. 계좌 보유자의 정보를 로컬 기기에 담아두는 방법으로, 민감한 정보를 서버에 보낼 때 해킹되는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금융 서비스에서는 생체 인증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에지 컴퓨팅의 수요는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에지 컴퓨팅을 사용하면 얼굴인증 데이터를 이용자의 얼굴 사진으로 가득한 데이터베이스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기에 저장하는(그리고 삭제) 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을 이미 연구하고 있는 곳은 미국 결제서비스 대기업 마스터카드다. 이 회사는 최근 처리 속도를 높여 은행거래에서 이용자의 ID를 보호할 수 있는 에지 컴퓨팅 장치로 특허를 취득했다.

에지 컴퓨팅을 사용하면 중요한 정보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도 된다. 거래인은 최신의 사건이나 시장의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에지 컴퓨팅을 활용하면 거래인과 거래 알고리즘은 시장에서 발생한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해 대응할 수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출자하는 에지 인프라 스타트업 기업인 미국 픽세콤(Pixeom)은 다양한 에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금융용 서비스도 그 중 하나다.

호주의 통신 대기업 텔스트라와 스웨덴의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은 지난해 2월 ‘5G’와 에지 컴퓨팅을 활용한 은행 서비스의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호주 커먼웰스은행과 제휴했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은행, 위뱅크는 모회사인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클라우드 부문이나 캐나다의 AI 연구기관인 미라 연구소와 제휴해 에지 기기의 분산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계학습의 일종인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학습을 이용하면, 은행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로컬 에지 서버에서 업데이트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유출의 위험을 억제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테크데일리(Tech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