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영 UNIST 교수팀,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개발
정전기력 활용해 1㎠ 기판에 단위전지 54.9개 프린팅
이차전지보다 수명·출력도↑…80도 고온서도 작동

사람 지문의 폭만큼 작아 전자 칩에도 일체화할 수 있는 초소형 슈퍼커패시터가 개발됐다.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이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 교수팀은 전자 부품들과 일체화할 수 있는 ‘칩 형상의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작과정을 프린팅 공정으로 단순화하고, 프린팅 정밀도를 높여 부품 손상 없이 일체형 초소형 전원 시스템을 완성했다.

손가락 지문 폭 보다 작은 단위전지 이미지. 사진=UNIST
손가락 지문 폭 보다 작은 단위전지 이미지. 사진=UNIST

슈퍼커패시터는 탄소 소재의 활성탄에서 전자가 붙고 떨어지는 현상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고 이를 사용하는 장치다. 리튬을 쓰는 이차전지에 비해 출력이 크고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특히 반도체 제작 공정을 통하면 초소형화도 가능해 사물인터넷(IoT) 기기나 입는 전자기기 등에 적합하다.

초소형 슈퍼커패시터를 전자 부품에 직접 연결해 ‘전원 일체형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제작 공정 중 발생하는 열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전자 부품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전자 부품에 직접 슈퍼커패시터를 결합하기는 어려웠다.

이상영 교수팀은 ‘전기수력학 프린팅(Electrohydrodynamic jet-printing)’ 기법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극물질과 전해질을 잉크처럼 써서 부품 위에 찍어내는 것은 잉크젯 프린팅과 같지만, 정전기적 힘으로 잉크가 번지는 현상을 줄여 정밀도를 높였다.

일반 잉크젯 프린팅 기법은 잉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각 물질이 퍼지게 되는데, 정전기적 힘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은 잉크를 잡아당겨’ 번짐이 적다.

전기수력학 프린팅으로 동전보다 작은 칩위에 36개의 전지를 직렬 연결함. 사진제공=UNIST
전기수력학 프린팅으로 동전보다 작은 칩위에 36개의 전지를 직렬 연결함. 사진제공=UNIST

이 기법을 쓰면 선폭 1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이하 까지 정밀하게 프린팅할 수 있다.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한 이권형 유니스트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전기수력학 프린팅 기법으로 1제곱센티미터(㎠)에 단위전지를 54.9개까지 제작할 수 있었고 같은 면적에서 65.9볼트(V)의 출력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이용해 동전보다 작은 칩(0.8cm x 0.8cm) 위에 전지 36개를 만들고, 직렬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지들은 80℃의 온도에서 잘 작동해 실제 전자 부품의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도 견딜 수 있다. 또 이 전지들은 병렬이나 직렬로 자유롭게 연결 가능해 소형기기에 맞춤형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이상영 교수는 “IC칩처럼 좁은 기판 위에 전지를 고밀도로 집적함으로써, 공간 제약 없이 전지 성능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기술”이라며 “좁은 공간에 전지를 집적하는 기술은 슈퍼커패시터뿐 아니라 다른 전기화학 시스템과 장치에 확장 적용 가능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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