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가 핀테크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금액은 총 21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중남미가 핀테크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금액은 총 21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정세 불안정으로 벤처캐피탈의 투자 경계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중남미)에서, 최근 들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벤처캐피탈 동향 조사•분석 전문기업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중남미 핀테크 관련 기업의 자금 조달금액은 2019년(139건)에 총 21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전년의 3배에 달했으며 6년 전인 2013년(25건)의 5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40배 넘게 팽창했다. 연간 조달 건수와 액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계속해서 갱신해 가는 양상이다.

중남미는 정치, 사회적 불안정에 환경 문제까지 겹쳐 벤처캐피탈이 투자에 몸을 사리는 지역이다. 일부지만, 아예 그 지역 투자에서 몸을 뺀 곳도 있다. 그 결과로 역내 스타트업 기업들은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중남미가 갑자기 핀테크의 유망 투자 시장으로 부상한 것일까? CB인사이트는 그 이유를 3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첨단 기술의 대규모 보급. 중남미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보급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남미의 인터넷 보급률은 현재 66%를 넘어서 세계 평균인 53%를 앞선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주요 국가들의 모바일 단말기의 보급률도 계속 상승 중이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역내 국가들의 모바일 폰 보급률은 63~7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대규모의 정보기술(IT) 보급은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이 완전히 디지털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 그로 인한 비용 절감의 혜택을 고객과 공유하는 유익한 기회가 되고 있다.

둘째는 기업에 유리한 금융정책. 중남미 각국의 규제 당국은 빈곤층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소외 계층 포용’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은행의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의 ‘오픈 뱅킹(은행의 기간 시스템을 외부 기업과 연계시키는)’ 전략을 가져다 적용하고 있다.

멕시코와 브라질의 경우는 신생 테크놀로지 기업에 의한 융자 면허나 은행 면허 등 인허가의 신청이나 승인 기준을 완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제정했다.

중남미 각국의 중앙은행도 모바일 단말기 보급을 지렛대로 현금에서 새로운 디지털 결제수단으로 이행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셋째는 핀테크 자체의 성장 가능성. 2019년에, 중남미의 핀테크 기업에 출자한 투자자는 78곳이고 자금 조달에 나선 핀테크 신생기업은 128개사였다. 모두 사상최고였던 2018년보다 적다. 그러나 브라질과 멕시코의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 불안이나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하이퍼인플레이션 등의 불안 요인을 감안할 때, 이러한 감소는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2019년 중남미 핀테크 기업의 조달 건수와 액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앞서 언급한 부정적인 요인에 개의치 않고 핀테크 시장의 미래 가능성을 더 중시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긍정적인 경제 전망과 소비자의 체감경기 회복, 소프트뱅크의 5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 등이 투자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고 있다.

대규모 IT 기술 보급, 규제 완화, 시장 유망성에 대한 해외 투자는 중남미 핀테크 시장이 앞으로 성장 속도를 더 가속화하게 될지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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