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올 봄을 기점으로 기업이 자사 부지나 건물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시스템이 ‘로컬5G’가 시작된다. 사진=픽사베이
일본에서는 올 봄을 기점으로 기업이 자사 부지나 건물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시스템이 ‘로컬5G’가 시작된다. 사진=픽사베이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 ‘5G’ 기술을 응용해, 기업이 자사 부지나 건물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시스템이 ‘로컬5G’가 일본에서는 올 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기술전문매체 닛케이크로스테크는 일본 총무성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로컬5G’ 사업 신청을 접수를 받아 지난달 18일에 첫 예비면허를 후지쯔에 내줬다며 이 같이 전했다.

사실 올 봄에는 일본의 4개 이동통신사업자가 순차적으로 5G 상용서비스에 나선다. 그러나 기업들이 그 서비스를 자신의 공장 등 사업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G 시스템 정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계획을 앞당긴다고 하지만 세부적인 일정은 불투명하다.

그런 점에서 로컬5G는 기업이 자체 건물이나 부지 안에 기지국을 설치하고 자신의 환경에 맞게 설계·운용할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기업이 5G의 산업 활용도를 감안한다면 로컬5G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로컬5G 면허를 신청한 곳은 NEC와 후지쯔, NTT동일본 등 대형 정보기술(IT)기업 3개사, 쥬피터텔레콤(JCOM)을 비롯한 케이블TV 사업자 6개사, 도쿄도(지자체), 도쿄대학 등이다.

총무성은 심사를 거쳐 지난달부터 예비면허를 내주고 있다. 설비가 정비된 신청자는 검사를 거쳐 이달부터 순차적 본 면허를 받을 예정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주로 가정과 연결하는 액세스(접속) 회선에 로컬5G를 활용할 방침이다. 전신주 등에 기지국을 설치해, 종래는 동축케이블이나 광섬유를 사용해 온 각 가정까지의 연결 부분을 로컬5G로 대체하는 것이다. 케이블TV 서비스 개통까지 진행되는 공사가 간편해 질 뿐 아니라 공사상의 제약도 줄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구를 늘릴 수 있는 이점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총무성은 로컬5G에 우선 28기가헤르츠(GHz) 대의 100메가헤르츠(MHz) 폭을 할당한다. 규격 상으로는 3기가비트/초(Gbit/sec)의 전송속도를 낼 수 있다. 실효속도로는, 현행 4G보다 10배 정도 빠른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K나 8K의 고화질 영상도 여유 있게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NEC와 후지쯔, NTT동일본 등 IT 대기업들은 네트워크 구축에서 데이터 활용까지를 포함하는 기업 솔루션을 겨냥하고 있다. 우선은 스스로 사업 면허를 취득해 실적을 쌓으며 로컬5G 도입을 검토하는 고객기업들에게도 그 실적을 경험하고 평가할 수 있는 검증 환경을 개방할 방침이다.

NTT동일본은 도쿄대학과 협업해 로컬5G의 용도나 사용방법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환경 ‘로컬5G 오픈랩’을 지난달 25일에 여러 거점에 설치했다. 우선은 기업과 연구자에게 널리 검증의 장을 개방하는 게 목적인데, NTT동일본은 궁극적으로는 로컬5G 구축 서비스 사업으로 연결시켜나갈 계획이다. 도쿄도도 도쿄 도립 산업기술연구센터에 올해 여름에 검증 환경을 마련하고, 민간의 산업 이용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로컬5G 사업 신청 건수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시스템 개발기업 닛테츠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중 면허를 신청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모회사인 일본제철의 홋카이도 무로란제철소에서 설비 도입과 운용을 대행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실적을 쌓아 구축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게 목표다.

기업이 로컬5G 관련으로 가장 먼저 기대할 수 있는 용도는 최대 3Gbit/sec라는 대용량을 살린 영상이나 데이터의 활용이다. 예를 들어 닛테츠솔루션은 공장 작업자가 웨어러블 카메라 등을 착용하고 4K 등의 고화질 영상을 현장의 안전관리나 제품 검사에 이용하는 서비스의 제공을 계획하고 있다.

로컬5G의 보급에는 과제도 있다. 도입 비용 문제다. 기업이나 지자체가 크게 부담을 갖지 않을 정도로 비용을 낮출 수 있는지 여부이다. 특히 도입 초기에는 이동통신 사업자용 제품을 기반으로 한 기지국이나 교환기의 유용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NEC는 개별 견적으로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기업이 자체 통신 설비를 보유하는 경우 총 투자액은 수억 엔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도입 비용을 낮추는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NEC는 기업이 통신설비를 지니는 온프레미스(On-premise, 자사 소유)’ 형 외에 교환기 등 주요 네트워크 기능을 종량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메뉴를 준비할 계획이다.

닛테츠솔루션은 핀란드 노키아와 제휴해 모바일 네트워크 기능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노키아의 서비스를 로컬5G로 활용한다. 기업 거점에 설치하는 기지국도 수 년간 장기로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임대형의 메뉴를 마련할 계획이다. “소규모 도입이라면 월 수십 만 엔 정도로 도입할 수 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말한다.

로컬5G는 ‘초고속’과 ‘대용량’ 뿐만 아니라 ‘초저지연’과 ‘다수동시연결’의 특징도 있지만, 제대로 된 실현은 2021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당분간 로컬5G는 4G 교환기를 유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비단모드(NSA)’ 구성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0년은 우선 기가비트급의 무선회선으로 로컬5G의 가치를 테스트하는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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