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5대 납품, 1년간 실제 운행해 성능 검증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무인운반차 제조 전문기업 ㈜오토라트에 무인운반차(AGV)의 정지 정확도 관련 기술을 지원해 대기업 납품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냈다고 15일 밝혔다.

무인운반차는 각종 화물을 지정된 노선을 따라 반복 운송하는 자율주행 차량으로 스마트공장이 확산되면서 무인운반차가 지게차와 컨베이어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다.

특히 작업자의 개입을 최소화해 사고 위험을 줄여주며 최소 50㎏부터 최대 10t까지의 무게를 한 번에 옮길 수 있어 운반 효율도 높다.

무인운반차는 과거 바닥에 전기선을 매설해 이동을 유도하는 유선 방식이 사용됐지만 최근 레이저 센서 기반의 무선 방식이 주로 보급되고 있다.

생기원 조한철 박사가 ㈜오토라트의 무인운반차를 살펴보고 있다.
생기원 조한철 박사가 ㈜오토라트의 무인운반차를 살펴보고 있다.

㈜오토라트는 무선 유도 방식의 무인운반차 독자 개발에 주력했지만 정지 정확도가 ±25㎜ 수준으로 오차 범위가 상당히 넓고 해외 제품 대비 신뢰성도 떨어져 그동안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정지 정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와 체계화된 측정법도 부재해 납품된다 하더라도 AS 및 품질 관리에 난항이 예상됐다.

생기원 정밀가공제어그룹 조한철 박사 연구팀은 파트너기업 오토라트의 요청을 받아 기술개발에 착수, 정지 정확도 ±15㎜ 이내 수준을 달성해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먼저 차량 모터의 전기적 특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속도, 부하율 등 20개가량의 변수 값을 모터 관성 실시간 추정 실험을 통해 조정한 다음 그에 알맞은 구동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지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아울러 차량이 정지 신호를 전달받고 정차한 위치의 평균값을 기준위치로 설정하고 기존의 수동 측정방식에 레이저 오차 측정법을 결합한 객관적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정지 정확도의 신뢰성을 검증했다.

이밖에 기름이 많거나 방수포로 덮인 바닥 환경에서도 충분한 접지력을 가질 수 있도록 면적을 넓힌 휠(Wheel) 구조를 고안하고 미끄럼 방지 타이어를 채택해 제동 성능도 보완했다.

이 같은 기술지원을 토대로, 오토라트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컨베이어용, 리프트용, 롤 이송용의 3가지 유형 자율주행 무인운반차 5대를 순차적으로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기연은 설명했다.

이는 일본, 독일, 미국, 스위스 등의 해외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무인운반차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진입장벽을 깨고 대기업에 납품해낸 기술자립 성공 사례이다.

㈜오토라트가 개발한 자율주행 무인운반차
㈜오토라트가 개발한 자율주행 무인운반차

특히 납품 이후 1년간의 실제 운행 과정에서 정지 정확도와 그 신뢰성이 검증되어 삼성전기로부터 현재 추가 발주를 요청받은 상태다.

해외 제품과 비교해 설치비용이 저렴하고, 주문 제작을 통해 공정 상황에 알맞은 크기의 맞춤형 차량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AS 대응도 빠르다는 평가다.

조한철 생기원 정밀가공제어그룹 박사는 “무인운반차의 핵심인 정지 정확도 향상 분야에서 기술 국산화를 이뤄낸 만큼 자동차, 조선, 제철, 제지 등 다양한 국내 생산현장에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후 무인운반차 위에 화물을 자동 적재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무인물류로봇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가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무인운반차 시장은 연평균 약 7.8%로 성장해 2019년 20억 달러에서 2024년 29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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