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 및 IT 산업의 상징인 소니가 시가총액 10조 엔대 복귀를 시야에 둬, 성장주로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일본 전자 및 IT 산업의 상징인 소니가 시가총액 10조 엔대 복귀를 시야에 둬, 성장주로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일본 전자 및 IT 산업의 상징인 소니가 성장주로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6일,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소니는 주축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단단한 기반을 쌓고 플레이스테이션4(PS4)용 게임이나 음악서비스 등의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수익과 자본 효율 양면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용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강한 기대감도 더해져, 2019년에는 연간 4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소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하고 여러 사업이 연계되는 ‘원 소니(One Sony)’의 확립으로 시가총액 10조 엔대의 회복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4억5019만대. PS의 첫 출시부터 25년간에 걸친 시리즈 누계판매대수이다. PS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가정용 비디오게임기’로 기네스의 세계 기록으로 인정됐다. 지난 12월 상순에 일본 시나가와에서 열린 PS 행사에서 짐 라이언 상무는 “아프리카에서 도쿄까지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했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소니의 성장을 지탱하는 것은 이 게임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20년 만에 최고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2017년도 결산(2018년 3월 마감)기에서 2019년 결산(예상치)까지의 3년으로 보면, 소니의 영업이익 총액은 2조5000억 엔인데, 엔터테인먼트가 이중 56%를 벌어들였다.

소니가 엔터테인먼트에서 이익을 많이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엔터테인먼트는 사업 특성상 이윤을 창출하는 대전제는 고객만족의 충족, 즉 ‘재미’를 통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로 돈을 벌어들이는 기반 조성이다. 지금 소니는 이 기반을 갖추고 있다.

PS4를 예를 들어보자. 시장에 나온 지 6년 이상이 경과해, 올해 출시 대수는 2016년의 피크 대비 30% 정도 감소할 전망이지만, 누계판매대수는 이미 1억대를 넘어섰다. 하드웨어 판매의 기세가 수그러들어도 이미 ‘아프리카에서 도쿄까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전 세계의 가정에 퍼져있는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를 흘려보내며 돈을 벌 수 있다.

게임 사업은 세계적인 인터넷 통신의 고속화라는 순풍을 맞았다. 소프트웨어의 다운로드뿐만 아니라 추가 시나리오나 아이템 등 플러스알파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돼, 전 분기의 게임소프트웨어 1개당 매출은 5022엔으로 3년 전에 비해 40% 증가했다.

음악 사업에서는 방대한 악곡의 저작권이 기반이 된다. 2018년에, 영국 록밴드 ‘퀸’ 등의 저작권을 가진 미국 EMI 뮤직 퍼블리싱을 약 2600억 엔으로 완전 자회사로 귀속시킨 결과, 2019년 3월말 시점에서 소니가 보유하는 악곡 수는 453만곡으로 7년 전에 비해 약 150만곡 늘었다.

음악 사업에서도 인터넷의 혜택은 크다. 과거의 악곡이 발굴되기 쉬운 스트리밍의 확산은 저작권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실제로 소니의 스트리밍 매출액은 3년 사이에 2배 이상 팽창했다. 도토키 히로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음악 수요는 경기 등에도 별로 좌우되지 않는다. EMI는 가치가 훼손하기 어려운, 매우 질이 높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일단 기반을 확립하면 소프트웨어로 수익을 내는 사업은 효율이 높다. 2018년도 결산에서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게임 부문이 55%, 음악 부문은 36%였다. 금융을 제외한 전사 베이스의 20%에 비해 두드러진 비율이다.

그리고 이 두 부문을 다른 사업과 융합시켜 돈을 버는 것이 현 소니의 강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스파이더맨’을 들 수 있다. 2019년 개봉된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 전 세계적으로 11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 대히트를 기록했는데, 그에 앞서 2018년 9월에 출시한 게임소프트웨어 ‘Marvel's Spider- Man’이 3개월도 안 걸려 전 세계에서 900만개 이상 팔려 대히트했다. 게임과 영화에서 팬을 확보하는 시너지 효과는 크다.

시너지 효과는 하드웨어사업에서도 나오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갖고, 한 대의 스마트폰에 여러 카메라를 탑재하는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CMOS 이미지센서는 ‘α’ 시리즈 등의 카메라 부문의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판매는 2011년 3 월기의 2400만대에서 2019년 3월기 360만대로 85%나 감소했지만, 카메라 부문 이익은 840억 엔으로 60% 이상 늘었다. CMOS 센서를 활용한 고화질 카메라는 단가가 높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가장 큰 수입원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에서 눈에 띄게 저조한 영화의 수익성이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이익의 대부분은 게임과 음악에서 나오고 있고 영화의 ROIC는 전자기기에 비해서도 낮다. 영화 사업은 성공과 실패의 편차가 큰 데다 제작비가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사업에 비해 떨어지는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게 쉽지 않다.

소니의 주가는 7500엔 전후로 17년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 2019년 말 시점에서 시가총액은 약 9조5000억 엔에 달했다. 최근 주가 상승의 견인차는 CMOS 이미지센서다. 지난해 10월에 2019년도(2020년 3월 마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전망은 2000억 엔으로 이전 예상보다 550억 엔을 상향 조정됐다.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예상은 하나같이 강세인데, JP모건증권은 반도체 사업 이익이 2020년에는 27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목표 주가를 1만 엔으로 제시했다.

4500억 엔을 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낸 후, 히라이 가즈오 전 사장이 ‘One Sony’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2012년으로부터 약 8년이 지났다. 한때 1조 엔 밑으로까지 떨어졌던 소니의 시가총액은 2000년의 10조 엔대 복귀도 시야에 두고 있다. 도쿄 시장에서는 도요타자동차, NTT그룹, 소프트뱅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 종목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시가총액 순위에서 보면 아직 100위도 미치지 못한다.

소니에 있어 성장 전략의 한 축은 콘텐츠의 확충이다. 2018년에는 ‘스누피’의 판권을 가진 미국 피넛홀딩스의 주식을 취득했다. 2019년에는 애니메이션 ‘피터 래빗’의 미국 프로그램 제작사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스파이더맨을 잇는 핵심 콘텐츠로 어떻게 확산시켜 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중장기로 보면, 미국 디즈니나 넷플릭스 등과 같은 무대에서 다투는 영화·영상 콘텐츠의 경쟁 환경은 매우 어렵다. 현재의 연장선상에 요시다 켄이치로 사장이 ‘One Sony’를 한 단계 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소니가 세계의 블루칩(우량주)로 완전히 부활할 길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일본경제신문은 지적한다. 적자 체질은 탈피했지만, 자본 효율이나 실적의 안정성 면에서 영화는 여전히 소니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도 영화 사업의 ROIC는 5% 미만에 머물렀다.

영상 콘텐츠를 둘러싸고는 2019년에는 디즈니와 미디어 대기업 컴캐스트의 21세기폭스 쟁탈전에서 인수 가격이 약 6조 엔에서 약 8조 엔으로 튀어 오르는 거래가 있었다. 동영상 스트리밍 공룡인 넷플릭스 등을 포함해 격변기는 계속될 것이다.

구 콜롬비아 인수 후 30년. 성장 가속을 위해 자원을 집중해야 할 분야만 가려낼 수 있다면 세계의 대형 기업들이 영상 콘텐츠의 확보에 질주하는 지금이 영화라는 자산을 최고가에 매각할 수 있는 시점일지도 모른다고 일본경제신문은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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