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일두 교수팀 "습도 20% 이상 환경에서 2주간 전기 생산"

소량의 물만 있으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신개념 친환경 발전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아주 소량의 물(0.15ml) 또는 대기 중의 수분을 자발적으로 흡수하는 조해성 물질(염화칼슘)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친환경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도성 탄소입자를 입힌 면섬유 한쪽에 소량(0.15㎖)의 물을 떨어뜨리면 물 속 수소 이온이 젖은 쪽에서 마른 쪽으로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젖은 영역과 마른 영역 사이에 수소 이온 흡착에 의한 전압 차가 생기면서 소량의 전기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다.

대기 중의 수분을 흡착하는 염화칼슘을 활용해 자연의 수분 순환 과정을 모사한 발전기 개념 [KAIST]
대기 중의 수분을 흡착하는 염화칼슘을 활용해 자연의 수분 순환 과정을 모사한 발전기 개념 [KAIST]

수소 이온이 천천히 이동해 물이 완전히 말라버리기 전까지 1시간 동안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물이 전부 증발하면 전기 발생을 멈추기 때문에, 계속 발전을 시키려면 주기적으로 물을 떨어뜨려야 한다.

연구팀은 대기 중 물을 흡수한 뒤 천천히 방출시키는 조해성 물질의 하나인 '염화칼슘'을 이용해 물을 끊임없이 공급하도록 했다.

탄소입자가 코팅된 면섬유에 염화칼슘을 묻히면 습도 20% 이상 환경에서는 자발적으로 수분을 흡착해 전력이 지속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개발한 자가발전기를 이용해 0.15㎖의 물로 20㎽(밀리와트) 급 발광 다이오드(LED) 전구를 켜는 데 성공했다.

환경적인 제약을 받는 태양열, 풍력 등 다른 친환경 발전과 달리 습도 20% 이상 환경에서는 외부에서 물을 공급해 주지 않아도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일두 교수는 "움직이기만 해도 생기는 땀이나 대기 중 흩날리다 사라지는 수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조해성 염이 포함된 자가발전기는 일반 대기 환경에서 2주 이상 발전하는 성능을 보임을 확인했고, 사물인터넷 기기에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거나, 크기를 키워 이차전지를 충전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미래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는 배재형 박사과정과 윤태광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1월 26일 자와 환경 분야의 권위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12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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