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은 최근 여러 장비를 데이터 수집에 사용하여 사람이 언제 잠을 자고 있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술로 특허를 취득했다. 헬스케어와 관련해 가장 최근에 포착된 애플의 움직임이다.

애플은 이전부터 의료·건강 분야에 관심을 두고 수면 정보 등 개인의 건강 기록을 데이터화 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 회사가 ‘수면 상태 추적(트래킹)’에 관심을 나타낸 최초의 징후는 2017년에 핀란드의 수면기록단말기 제조업체 베디토(Beddit)를 인수한 것이다. 지난 10월 초에는 ‘애플 워치’에 수면 앱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를 살짝 내비쳐(아직 탑재되지는 않음), 건강관리 분야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부각했다. 물론 식사나 운동, 수면의 개선 등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 배경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수면 관련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CB인사이트가 애플의 특허를 가지고 그 답을 찾아봤다.

기존 수면 추적기(추적 어플 및 장치)의 대부분은 스마트폰과 같은 단일 데이터 수집원에 근거해 이용자가 자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1대의 기기에서 얻는 데이터의 정확도는 복수의 기기에서 수집하는 경우보다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 하우스(홈)에는 수면 상태를 파악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부차적인 데이터 수집원이 풍부하다. 스마트 체중계와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칫솔 등은 모두 주력 장치(수면 추적기)와 동일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이러한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 스마트 기기가 주력 장치에 사용자가 일어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아래의 그림은 이러한 부차적인 데이터 수집원이 될 수 있는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웨어러블 단말기가 특별히 사용되지 않아도 스마트 기기에 사용자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사람이 부엌에 들어가면 워치는 스마트 냉장고에 ID 정보를 보내고 스마트 냉장고는 그 사람이 부엌에 있다는 사실을 주력 장치에 전달한다. 스마트 냉장고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그 사람은 깨어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점에 대해, 특허는 “사용자가 주방의 스마트 냉장고 근처에서 자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허에서는 주력 장치에 탑재된 센서를 사용해 보행이나 호흡, 회화, 코골이 등 그 사람 특유의 소리 데이터를 수집해 누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를 닦는다, 수도꼭지를 튼다, 샤워한다, 화장실 물을 내린다” 등과 같이 인간이 의식적으로 내는 소리와 그 이외의 소리를 식별하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인간이 낸 것으로 간주되는 특유의 소리가 나온다(예를 들어, 개에게 화장실 물을 내리도록 훈련할 수 있지만, 이것은 일반적으로는 개에게는 없는 행동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건강이나 수면 습관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수면 테크’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스타트업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애플의 특허는 단순히 수면 추적 성능의 향상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용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스마트 홈이라는 더 커다란 구상도 담고 있다. 애플은 이어폰 ‘에어포즈’조차도 생체 데이터의 수집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구상의 중요성은 애플의 수익 증가로 입증되고 있다. 이 회사의 웨어러블·액세서리 부문 매출은 240억 달러(약 26조 원)로 PC 사업인 ‘맥’ 부문과 거의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편, 자신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하기 위해 자택에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애플의 특허 기술은 기본적으로 건강이나 운동에 관한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도록 돼 있다. 특허에서는 데이터를 익명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를 사용해 보다 섬세한 사용자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려는 기업에게 개인정보보호는 역시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다 .

결국, 이 특허는 애플이 개인을 모니터하고 건강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제품의 개발에 착수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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