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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의 tEchNo 인문학] 익숙한 것을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
[이상옥의 tEchNo 인문학] 익숙한 것을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
  • 이상옥 tEchNo 인문학 연구소 소장
  • 승인 2019.11.30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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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의 발명을 기뻐한 중국의 황제는 장기 발명가에게 원하는 것을 상으로 주겠다고 했다. 장기 발명가는 황제에게 장기판의 첫 번 째 정사각형을 메울 쌀 한 톨을 요구했다. 두 번째 사각형에는 2개를 그리고 세 번째는 4개, 네 번째는 8개를 요구했다. 매번 움직일 때마다 쌀의 양은 2배로 늘었다. 장기의 전반전에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장기 발명가는 몇 숟가락의 쌀을 받았고 그다음에는 몇 사발의 그리고 다음에는 몇 가마니의 쌀을 받았다. 2배씩 63번 즉 2의 63승을 하면 1,800경이 되는데 1,800경 개의 쌀알은 지구 표면을 2번 덮을 수 있는 양이다. 이야기에 따르면 황제는 파산했고 장기 발명가가 황제가 됐다고 한다.

미래학자이자 컴퓨터 학자인 레이먼드 커즈와일(Raymond Kurzweil)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최초의 컴퓨터가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2의 32승 이상으로 성능이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기술 혁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확산되면서 인간의 직관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세상이 잘 돌아갈 때도 복잡한 조직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나 여러 채널에서 들리는 정보들이 내 생각 또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다를 경우에는 정말 어렵다. 급격한 변화는 갑자기, 그리고 모든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 발생한 몇몇 변화는 세상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던 사람들까지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로 급격하다. 기업, 상품, 산업, 기술 그리고 도시와 국가의 운명까지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하룻밤 사이에 흥하거나 망할 수 있다.

변화의 속도, 놀라움 그리고 세계 시장의 갑작스런 방향 변화는 기존 기업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속성을 단보할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느 날 갑자기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다. 오랜 업력과 탄탄한 제품 라인업으로 승승장구하던 기업들은 자신이 쌓은 방어벽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거대한 새로운 시장이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마술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기술과 세계화는 시장 경쟁 요인들을 가속화시키고 강화시켰다.

과거에는 평탄했던 장기 추세선이 지금은 톱니 같은 산등성이 모양이나 평탄하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하키 스틱 형태 또는 천천히 상승하다 급하게 떨어지는 후지산의 형태를 닮아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5년은 영원처럼 긴 시간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가정과 관습 가운데 상당수가 갑자기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데이터와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은 최초의 슈퍼컴퓨터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문적인 미래분석가들조차 잘 모르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것은 직관이 여전히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직관은 인간의 본질이고 사물의 이치에 관한 경험과 생각에 의해 형성된다. 변화는 점진적이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였다. 세계화는 기존의 선진국 기업에 혜택을 주었고 어렵지 않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노동시장은 안정됐고 자원 가격도 하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바뀌었다. 그리고 과거 방식이 미래에도 적용될 확률은 높지 않다. 새로운 세계에서는 경영자, 정책 결정권자 그리고 개인 모두가 자신의 직관을 처음부터 다시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 과거에 성공을 누렸던 기업과 조직은 특히 그렇다.

이제 그동안 해왔던 익숙한 것을 버려야 한다.

오늘 아침 잠을 깨고 나서 제일 먼저 무엇을 했는가? 욕실에 달려가 샤워를 했는가, 이메일을 확인했는가, 아니면 아침부터 챙겨 먹었는가? 세수를 하고 나서 이를 닦는가, 아니면 이를 닦고 나서 세수를 하는가? 구두끈은 왼쪽과 오른쪽 어느 쪽부터 매는가? 출근할 때 어느 노선을 선택하는가? 자가용을 이용하는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가?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선택들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과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선택이 무의식적인 습관이다. 하나하나의 습관이 그 자체로는 상대적으로 큰 의미가 없지만, 매일 먹는 음식, 매일 하는 운동, 생각과 일을 어떻게 정리하는 지 등이 결국에는 건강과 생산성, 경제적 안정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듀크 대학교 연구진이 2006년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우리가 매일 행하는 행동의 40퍼센트가 의사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 때문이었다.

이처럼 우리가 하고 있는 선택과 의사결정이 매우 정교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경험과 연륜이라는 미명아래 습관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과거에 성공한 케이스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에 너무 과거에 매몰되지 않기를 나 스스로도 매일 돌아보고 있다.

이상옥 소장
이상옥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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