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사이언스(데이터과학)를 다룰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의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보 계학과의 인재 육성이 중심이었지만 새로운 직업의 학부 및 대학원 교육 과정을 설치하는 대학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전문지 닛케이크로스테크에 소개된 주요 대학의 신설 과정을 알아본다. (편집자)

일본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사이언스(데이터과학)를 다룰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의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AI 전문대학원 석사 과정을 개설하는 릿코대학.
일본에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사이언스(데이터과학)를 다룰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의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AI 전문대학원 석사 과정을 개설하는 릿코대학.

■ 릿쿄대학, AI 전문 대학원

릿쿄대학은 오는 2020년 4 월에 AI 전문 대학원 석사 과정 ‘인공 지능 과학 연구과’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이미 전문 분야 자격을 가진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제 2의 전문 분야로 대학원에서 AI를 습득하게 해 다양한 분야와 AI를 융합해 혁신을 일으킬 인재를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교육은 딥러닝(심층 학습) 중심으로 전개한다. 또 기계 학습과 통계 모델링, AI 활용의 윤리를 필수 과목으로 정할 방침이다.

프로그래밍 언어 ‘Python(파이썬)’의 교육도 사실상 필수다.

더불어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방향에 따라 발전적인 강의를 선택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과도 제휴해 AI를 이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팀 실습’과 같은 과목도 준비한다.

강사는 기업에서 실제 AI 업무를 진행하는 전문가 3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시작하며 주로 외부에서 초빙한다. 정원은 1학년 63명.

■ 시가대학, 학부에 이어 대학원도 데이터 과학 연구과

데이터과학 분야에서도 전문 대학원을 개설하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 2017년 4월에 ‘데이터 공학과’를 신설하고 데이터과학 교육에 앞장선 시가 대학이 대표적인 예다. 이 대학은 일본 대학 최초로 올해 4월에 데이터과학 대학원 석사 과정으로 ‘데이터과학 연구과’를 개설한다.

이 연구과의 가장 큰 목적은 데이터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과학자의 육성이다.

1 년차는 데이터 수집, 모델링, 의사 결정 등에 필요한 이론을 배우고 2년차부터는 실습 위주로 학습한다. 직장인 학생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2년차에는 기업에 복귀해 업무로 과제를 완수하면서 석사 논문을 쓰는 선택도 가능하다.

이 과정의 정원은 1기에 24명인에, 그 중 19명은 직장인으로 뽑을 예정이다. 금융 및 제조, IT (정보 기술) 조사 계 등 다양한 업종의 사회인이 입학한다.

2018년 4월에 데이터과학 학부를 개설한 요코하마시립대학도 현재 대학원 연구과를 준비하고 있다.

AI와 데이터과학을 배울 수 있는 대학에 대해 기업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학교에서의 AI 인재 양성, 대학 교수와의 공동 연구, AI를 학습한 학생의 채용 등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시가대학은 2017년 4월에 학부를 개설한 이후 아이오이닛세이도와손해보험과 다이이치생명 홀딩스, 데이코쿠데이터뱅크, 도요타자동차, 마크로밀,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 그룹 등과 같은 기업과 잇따라 제휴하고 있다. 요코하마시립대학도 닛산자동차, 인테이지홀딩스, 젠닛코상사 등과 협력 관계에 있다.

릿쿄대학은 현재는 제휴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다. 이제 대학원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여서 문부과학성의 인가 절차가 올해 4월 이후에나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학 관계자는 “대학원의 설치에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긴밀히 협력 이야기를 진행 중인 기업도 있다”고 밝힌다.

■ 간세이가쿠인대학 학과 불문하고 AI 수업

AI와 데이터과학 관련 학부나 대학원 개설뿐만 아니다. 일반인을 위한 단기 강좌를 마련하거나, 문과를 포함한 전 학부생을 위한 수업을 시작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쿄대학과 오사카대학은 6개월로 수강을 완료할 수 있는 사회인 대상 교육 과정 ‘실제 데이터로 배우는 인공지능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 (NEDO)의 위탁 사업으로, 도쿄 대학은 학부 수준, 오사카 대학은 대학원 수준의 교육을 진행한다.

와세다대학과 기타큐슈시립대학은 사회인 대상으로 모든 물건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강좌와 함께 AI 단기강좌도 운영 중이다. 문부과학성의 인재 육성 사업 ‘enPiT-Pro(엔 비트 프로)’의 보조금을 받는다.

enPiT-Pro는 복수의 대학이 연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와세다대학은 다른 13개 대학과 기관, 기타큐슈시립대학은 다른 4개 대학과 연계해 각 강좌를 전개하고 있다.

NEDO의 위탁사업은 2021년 3월에, enPiT-Pro는 2022년 3월에 종료한다.

■ 정부, 수천 년의 AI 인재 육성

일본 대학이 AI와 데이터과학 교육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은 일본 정부의 관련 정책 강화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부는 지난해 12월 20일에 ‘AI 전략 패키지’의 골격 안을 공표했다. 이 방안은 인력과 데이터, 윤리 등 3 가지로 구성되는데 특히 주목되는 항목은 인재 부분이다.

이 안은 우선 AI와 데이터과학의 고도 기술을 갖춘 고급 인력을 연간 수천 명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또 제약과 농업 등 다른 전문 지식을 갖고 보조 기술로 AI와 데이터과학을 습득한 인력을 연간 수십만 명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것은 고등전문학교나 대학 졸업생의 25~30%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이만큼 많은 인력을 단기간에 육성하는 일은 기존의 정보시스템 계열 학부나 대학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국가와 연구기관, 기업 등의 지원이 불가결하다.

또한 부전공과 같은 형태로 AI나 데이터과학을 배울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골격 안을 바탕으로 올해 중반에는 전체적인 AI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그 중에는 대학의 AI와 데이터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시책도 포함될 것이다. 이미 구체적으로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AI 인재 인증 제도가 있다. 특정 과목을 이수한 학생이나 사회인에게 기술 단계에 따라 공적인 수료증을 발급하는 것이다. 기업은 해당 인물이 가진 능력을 판별하기 쉽고 학생이라면 취업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회의 요구를 대학은 무시할 수 없다. 전문 학부나 대학원을 만들거나, 학부 교육과 사회인 교육을 확충하는 대학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I와 데이터과학을 가르치는 인력은 한정돼 있다. 엘리트강사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결과로 대학별 교육 수준이나 내용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어느 대학이 어떤 영역에 강한지,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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