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마존닷컴이 기존 소매업을 위협하는 이른바 ‘아마존 이펙트’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인 시어스 홀딩스 등 명문 기업의 파산이 잇따르고 미국에서 폐쇄한 점포수에서 개점한 점포수를 뺀 순감이 2017년 이후 총 약 1만개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에서 2018년에 폐쇄한 점포의 면적이 최고치를 갱신하고, 이런 흐름은 더 거세지는 양상이다.

미국 언론은 지난 8월 글로벌 의류업체인 포에버21이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포에버21을 궁지에 몰아넣은 것은 팽창하는 아마존이다. 그 무기는 수억의 선택지를 가지고 개인 각 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바바라 칸 교수는 “소비자는 자신에게 (아마존 같은) 매력을 제공해주지 않는 가게에 가지 않게 됐다”고 잘라 말한다.

조사회사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9월 중순에 미국에서 소매사업자가 공표한 점포 폐쇄는 8567점. 개점이 3486점이지만 순감은 5081점이다. 2017~2018년은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순감을 기록했다. 2019년을 포함한 누계 감소 수는 9772점으로, 최대 소매사업자인 월마트와 2위인 크로거의 미국 내 점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크레디 스위스의 조사에서는 미국 소매점의 폐쇄 면적은 2018년 1.55억 평방피트. 조사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고였다. 지금까지의 최고는 2001년 1.15억 평방피트, 그 다음은 2008년 1.02억 평방피트이다. 전자는 IT 버블의 붕괴, 후자는 리먼 쇼크와 겹쳐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가 상승에 경기가 좋은데도 많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이다.

1994년 창업한 아마존은 취급 품목을 서적에서 가전, 생활용품 등으로 늘려 왔다. 시스템 부문을 제외한 북미지역 매출은 2018년이 1413억 달러로 10년간 14배로 커졌다. 증가 수입액은 2016년에 160억 달러, 2017년 263억 달러, 2018년 352억 달러로 가속하고 있다.

아마존 이펙트에 노출되는 업종도 늘어났다. 초기의 대표적인 예는 2011년에 파산한 대형 서점 보더스. 2015년에는 가전양판점인 라디오색, 2017년에는 완구업체 토이자라스도 파산했다.

최근에는 어패럴 업종의 눈치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피팅의 필요로 매장 우위가 유지돼 왔지만 아마존도 유연한 반품서비스 등을 확충하고 있다. UBS증권은 2018년부터 2026년까지 7만5000개 매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측한다. 이 중 ‘의류·액세서리’가 약 2만개로 가장 많다.

주식 시장은 아마존을 지지하고 있다. 기업 가치를 의미하는 시가 총액은 2015년 말에 약 3183억 달러로 월마트를 넘어 섰다. 2019년 9월 중순 기준 시가 총액은 9000억 달러에 육박해 월마트의 2.7배다.

한편 일본에서도 소매점의 도태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총무성의 ‘경제 센서스’에 따르면 법인·개인 합계 소매업 점포수는 2016년에 약 99만 점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20% 줄었다.

종래는 인구 감소와 점포의 대형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는데, 앞으로는 여기에 ‘아마존 이펙트’가 추가된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상거래(EC)화 비율은(EC化率)은 2018년 6.22%이다.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10%를 넘어선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아 ‘아마존 이펙트’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본의 EC화율은 미국의 2014년 수준에 해당한다. 2018년 8월기에 대형 서점인 분쿄도 그룹 홀딩스가 채무초과에 빠지는 등 미국의 몇 년 전을 재현해 놓은 움직임도 표면화되고 있다.

이제 ‘상품을 판다’는 방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의 5000개가 넘은 점포를 기반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점원이 찾아 놓아, 고객이 내점해 매장을 둘러보지 않고 바로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서비스 등을 시작했다. 그 덕에 인터넷쇼핑몰의 매출은 2018년 5-7월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의 효과를 보고 있다.

아마존에는 없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기존의 소매업이 이 점을 철저히 분석해 추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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