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아태지역 중소기업 디지털 성숙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5위를 차지했다. 시스코와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아태지역 14개국 중소기업의 주요 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아태지역 중소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측면에서 채택한 전략과 조직, 프로세스와 관리 방식, 기술, 인재와 역량 등 4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5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크게 4단계로 분류된 디지털 성숙도에서 겨우 초기 단계를 벗어나 2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변화는 시작했지만 아직은 단편적인 디지털화만이 이뤄지고 있고, 그나마 자동화, 기술 투자 정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아태지역 전체적으로는 61%의 중소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고 응답,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새로운 기회 모색을 통한 발전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과반수 가까이가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였다. 결국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이 도태되지 않고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수많은 굴뚝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4차 산업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고, 전통적인 제조사들의 공장들이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하고 있는 이유도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다. 농업 역시 기술과 결합한 어그테크(Agtech)‘가 미래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하이테크 기업이나 자금력이 풍부한 일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제는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고, 생존을 담보하는 튼튼한 동아줄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최대 걸림돌은 사람이다. 전문 기술에 특화된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아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인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된 아태지역 국가 중 정부 지원 혜택과는 가장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알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드물고, 정부 주도 프로젝트의 혜택 역시 극소수의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라고 여겨지는 분위기다.

국가 경제를 위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 활력 제고와 체질 개선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지원을 통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당위 목표가 아니라 이미 다가온 현실로, 지속적인 변화와 그 속도 역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른 디지털 시대에서 낙오는 재기불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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