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인사이트 조사, 지난해 317건으로 전년의 2배…중국에 불과 34건 차이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특히 투자를 통해 자사의 기술 혁신을 노리는 이른바 ‘기업 벤처 캐피탈 (CVC)’ 유형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렛대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려는 일본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는 크게 두 가지다. 순수한 투자를 통해 이익을 꾀하는 벤처 캐피탈(VC)과 출자를 통해 스타트업의 앞선 기술을 흡수하거나 자사 기술과의 시너지(상승효과)를 노리는 CVC 형태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는 대기업이 산하에 CVC를 목적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어 투자를 한다.

우주 쓰레기 관측용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는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우주 쓰레기 관측용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는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 미국 스타트업 관련 조사 회사인 CB인사이트가 최근 내놓은 ‘CVC 투자 동향’에 따르면 2018년도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CVC 투자 건수는 2017년의 약 2배인 317건으로 급증해 중국과는 34건의 차이를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 CVC 투자 건수는 2017년 대비 32% 증가한 2740건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3년에 비해서는 약 2.6배나 늘어난 수치다. 투자 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530억 달러(약 60조원)를 기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덩치 큰 대기업은 의사 결정 등에서 스타트업 기업에 비해 속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강한데 참신한 신기술도 기업 규모에 비례해 얻기 어려지는 점이 있다.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보완해 자사의 기술혁신으로 연결시켜 나가려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VC 투자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2018년 건수는 1046건으로 2위인 중국의 351건을 월등히 앞선다.

투자 금액도 265억달러로 중국의 108억달러에 2배 이상 많다. 3위는 일본인데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투자 건수의 증가율을 보면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높다. 2018년 CVC 건수가 미국은 전년 대비 11% 증가하고, 중국은 54% 상승했다. 일본은 증가율이 전년의 약 2 배나 된다.

지난해 일본에서 이루어진 CVC 투자 안건 가운데 주요 사례로는 자산운용 서비스에 강한 인터넷증권사 포리오(folio)에 대한 LINE 등의 6300만달러 투자, 우주 쓰레기 관측용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에 대한 SBI인베스트먼트 등의 약 5000만 달러 투자 등이 있다.

이번 CB인사이트의 조사에서는 일본의 문제도 드러났다. CVC 투자 건수에서는 확대 경향이 있지만 투자 금액은 미국과 중국에 크게 뒤진다.

2018년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 투자액은 14 억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지만 그 금액은 미국의 약 5%, 중국 13%에 불과하다. 일본의 CVC는 한 건당 투자액은 약 400만달러로 미국과 중국의 2%에도 못미친다.

그 배경에는 일본의 대기업이 아직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리스크(위험)’로 보는 인식의 한계가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도 미국과 중국에 비해 능력 부족으로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중국 경기의 침체를 배경으로 올해는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일본에는 악재다. 최근 몇 년간의 세계적인 통화 확대 영향으로 일본에서는 실제 이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광범위한 투자는 자제하겠다는 CVC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일본 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평가가 보다 냉정해져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보다 엄격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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